4년 전 이날 한국영해를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선제공격에 맞서다 순국한 6명의 젊은 해군 고(故)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의 추모식이 평택에 위치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조촐하게´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6명의 전사자 유가족들과 당시 교전에서 생존한 참수리호 승조원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 한나라당 김영선 대표최고위원, 민주당 장상 공동대표, 윤광웅 국방부장관,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정치인들이 참석했다.

지금까지 임기 중 한 번도 추모식을 찾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은 유가족들과 참전 장병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불참했으며, 그나마도 예년에 보내왔던 추모사도 대독되지 않았다.

이날 추모식은 사령관의 추모사와 헌화·분향식 정도로만 진행, 40여분 만에 끝났다.

목숨을 바쳐 NLL을 사수하다 장렬히 전사한 여섯 젊은이들에 대한 너무나도 단촐하고 초라한 추모식이었다.

추모식에 참석한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도 이날 데일리안과의 만남에서 “정치인들이 추모식에 와서 사진 찍으러 다니지 말고 추모식의 의미를 새기면서 잊지 말고 신경 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군 제2함대 사령관 김중련 소장은 이날 추모사에서 “4년 전 서해교전 당시 조국해양 수호에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친 여섯 명의 영령들은 적의 기습공격에 일신을 불사르며 마지막 남은 한 발의 함포와 총탄까지 모두 소진하면서 대응공격을 실시하여 적함을 대파하고 적들을 패주케 함으로써 우리의 바다를 지켜냈다”고 그 날을 되뇌였다.

김 소장은 “조국을 위해 군인으로서 사명을 다하고 장렬히 산화한 전우들의 조국수호를 향한 투혼은 ‘해군의 정신’이 됐다”며 “먼저 간 전우들의 위국 헌신의 희생정신을 높이 받들어 어떠한 경우에도 적의 도발을 격멸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조국해양 수호 임무완수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시민차원의 추모 행사가 29일 저녁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렸다.

해군동지회(회장 김용해)가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故 윤영하 소령과 故 한상국 중사의 부친 등 서해교전 전사자 유족들, 김성조·김형오·홍문표 등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전직 해군참모총장 및 제독들을 비롯해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주최측인 해군동지회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하던 2002년 6월 29일, 북한군의 기습공격을 받고 교전하다가 장병 6명이 장렬히 전사하고 해군함정이 격침당하는 수모를 겪은지 어언 4주기가 되었다"며 "북한은 NLL을 무실화(無實化) 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 쓰고 있고, 최근에는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 우리 함정이 나타나기만 하면 경고없이 공격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또 다른 억지를 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동지회 측은 "이럴 때 우리는 북한의 쉴 틈 없는 적화야욕을 분쇄하고 해이된 대공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서해교전 당시의 사진의 전시하고, 산화한 장병들의 고귀한 넋을 추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참석자들로부터 주목을 끌은 것은 ‘빛의 사람들’ 대표 김옥경씨의 1인시위였다.

김 대표의 피켓에는 “서해교전 희생은 김대중의 살인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서해교전 피해원인이 김대중에게 있음을 명백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