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6일은 비가 내렸다.
우산 속을 걸으며 부산의 한 사무실에서 한상구 씨(50)를 만났다.
그는 2005년 4월 23일 부산역 앞에서 ‘전몰군경 추모 및 정부부정 폭로 국민대회’를 개최하면서 “노무현은 전자개표기 조작으로 당선되었다”는 취지의 집회를 가졌다.
경찰은 2005년 5월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라는 제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는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형을 받고 1년 5개월 후 출소했다.

― 집회를 하시면서 어려움이 많으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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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에 집회를 하게 되었다.
집회 전부터 경찰서에서 계속해서 집회를 하지 말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모처에서는 한상구 죽이겠다는 전화도 걸려왔다.
연설문은 박○○씨가 작성해 주기로 했고, 박철성 법무사는 전자개표 소송 관련 자료를 넘겨주기로 했는데, 집회 며칠 전이 되어서야 겨우 넘겨주더라.
사회를 하기로 했던 이○○씨는 당일 12시까지 오기로 했는데, 2시가 되도록 오지 않았다.
4월 24일부터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계속 집회를 했는데, 25일에 서울 사이버수사대에서 이△△씨가 서울로 출석하라고 전화가 왔다.
나는 집회를 방해할 계획이냐고 물었더니, ‘집회 방해를 할 생각은 아니고 그냥 오시라’고 하더라.
나는 지금은 집회 책임자로 집회 중이니 집회기간을 마치고 가겠다고 했다.
26일부터 집회도중에 경찰이 많이 오더라.
경찰이 나를 보고, ‘당신을 잡으려 대책회의를 하고 있으니 집회를 그만 하세요’라고 말하더라.
아마도 경찰에서 집회를 그만 두게 하면서 나와 거래를 할 생각이 아니었겠나.”

― 5월 12일 구속되셨는데, 집회를 마지막으로 한 날짜는 언제입니까?

“4월 26일부터 행인보다 경찰이 더 많았다. 4월 29일에 마지막으로 집회를 했다.
5월 11일까지 한나라당 이회창 前 총재와 박근혜 대표에게 전자개표기 문제에 대해서 기자회견을 할 것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아무런 답이 없었다.
5월 10일, 정○○ 씨로부터 전화가 와서 청와대에서 나를 잡으려 한다고 하니 도망가라고 하더라.
나는 5월 12일부터 집회를 다시 할 계획이었다. 체포되더라도 집회를 하는 중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그 날 새벽 경찰이 나를 잡아갔다.”

정○○씨에 의하면 당시 독립신문 신혜식 대표가 경찰서에 자주 출석을 했는데, 신혜식 대표가 한상구 대표의 이름을 거론하며 “경찰에서 한상구 씨를 체포할 계획이 있는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정○○씨는 그 말을 듣고 한상구 대표의 신변이 위험하다는 것을 느껴서 한상구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서 그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 결국 집회의 주제는 전자개표기 문제인데, 이상하게 노무현의 딸 문제로 구속되어서 아쉽습니다. 어째서 노무현의 개인문제를 건드리게 된 것인지요?

“노무현은 공인이므로 그 도덕성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원래 5월 12일 새벽 체포영장에는 노무현의 딸 문제와 전자개표기 문제까지 같이 있었다.
나중에 구속영장이나 공소장에는 전자개표기는 빼 버리고 노무현의 딸 문제만 다루더라.
전자개표기 조작 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닌가?
왜 전자개표기에 대해서 떳떳하다면 그 사유로 구속하지 않았나?
집회 내용에 대해서 집회 책임자를 구속하는 것은 집회방해죄에 해당된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집시법) 제3조 제2항에서는 “누구든지 폭행·협박 기타의 방법으로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 및 질서유지인의 이 법의 규정에 의한 임무의 수행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벌칙으로서 “제19조 제 1항은 군인·검사 또는 경찰관이 제3조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기자에게 체포영장, 구속영장 등을 보여 주면서 설명을 하는 도중 오○○ 검사의 이름이 기자의 눈에 들어왔다.

― 이번 사건을 부산지검의 공안부장이 맡았는데, 단순한 명예훼손 사건을 공안검사의 1인자가 맡았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오○○ 검사가 하는 말이 ‘한상구 씨는 스스로 감옥에 들어오셨습니다’ 했다.
집회만 중단하고 도주했다면 굳이 체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어째서 공안검사가 내 사건을 맡았는지, 그쪽 내부 사정은 잘 모르겠다.”

― 노무현이 노○○를 낳았는지 노건평이 낳았는지 보신 것도 아닌데, 어째서 노○○가 노무현의 딸이라고 확신하십니까?

“민경찬은 노건평의 부인 민미영의 동생인데 노무현의 사돈이 된다.
그런데 사석에서 민경찬은 노무현을 사돈이라고 하지 않고 자형이라고 부르더라.
노무현이 민경찬의 자형이 되는 것은 무슨 이유겠나?”

부산=알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