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는 체르노빌 근처에서 초대형 지렁이가 발견되었다고 난리다.

그런데 이는 “분명한 사실”이긴 하나, 언론이 만들어 낸 “명백한 거짓말”이다.

그럼 “체르노빌 근처 초대형 지렁이”가 왜 거짓말일까?

이를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가령, “울산 근처”에서 초대형 뱀장어가 잡혔다고 치자.

그러면 「“울산 근처”에서 초대형 뱀장어가 잡혔다」고 보도하면 된다.

그런데, 요즈음 원전 소동으로 시끄럽다.

이럴 때 괜히 원전의 위치를 기준으로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고리 원전 근처”에서 초대형 뱀장어가 잡혔다」고 보도하는 것이다.

원전 소동 때문에 “울산 근처”가 “고리원전 근처”로 표현이 바뀌어 버린 것이다.

다른 예를 더 들자면, 우선 화학공장의 환경호르몬 가지고 호들갑 떨면 어떻게 될까?

가령, 정소가 거의 소멸된 갈치가 “거문도 근처”에서 잡혔다고 치자.

이를 가장 가까운 화학단지인 여천공단을 의식하여 「“여천공단 근처”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면 그대로 믿기고 마는 것이다.

또한 화산활동이 세계적으로 유행이어서 각종 불편과 공포가 야기되면, 모든 해괴한 현상을 화산에다 원인을 돌려서 갖다 붙이려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가령, 필리핀 근해에서 해괴한 가오리가 목격되면 화산의 영향이라고 믿게끔 “피나투보 화산 근해”라고 보도하는 식으로 말이다.

요즈음 사람 얼굴을 한 물고기 등 해괴한 생물은 굳이 체르노빌 근처가 아니어도 여기저기서 많이 발견된다.

그런데, 지렁이가 발견된 곳과 가까운 다른 도시 지명을 놔두고, 굳이 원전 소동에 편승하여 원전 중에 가장 가까운 체르노빌 원전을 들먹이면 “체르노빌 근처의 괴물 지렁이”로 둔갑되는 것이다.

이는 설명이 어려운 현상을 원전과 결부시켜 일부러 주변 원전 이름 갖다 붙이는 데서 생긴 현상이다.

코리아나 호텔 앞 광장을 “시청 앞 광장”이라고 한다.

만약, 코리아나 호텔 앞에서 교통사고 난 것을 시청 앞에서 난 것이라고 표현하면 어떻게 될까?

그러면 코리아나 호텔이 아닌 서울시청이 호들갑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세상엔 “사실” 가지고도 “거짓말”하는 방법이 이렇게 많다.

즉, 기자의 의도에 따라 똑같은 사실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걸 보도라고 하지 않고 “바람몰이”라고 하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