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06년 7월 5일 새벽, 미사일 7발을 쏘았다.

그런데, 괴이한 사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리 예상하여 대비한 듯이 서태평양 괌 인근 해상에서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라는 이름의 해상훈련이 6월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더욱 해괴한 사실은 이 훈련에 항공모함이 3척이나 동원되었다는 사실이다.

2만2000여 명의 병력이 참가하고 로널드 레이건 호. 에이브러햄 링컨 호. 키티호크 호 등 항공모함 3척, 전함 30척, 군용기 280대 등이 동원된 초대규모 훈련이었는데, 이는 전운을 불러일으킬 규모이다.

항공모함 3척이면 200여기가 넘는 탑재기 만해도 G8 안에 드는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과 맞먹는 규모다.

거기에 전단을 구성하는 이지스함, 구축함, 잠수함 등 부속 함정들의 화력과 각종 폭격기 등의 지원화력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훈련은 분명한 전쟁을 상정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기가 난감해진다.

그 “용감한 방패(Valiant Shield)” 훈련이 끝난 지 열흘쯤 지나서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 등 7발을 동해안으로 날렸다.

실패한 작전인지, 의도한 실수인지는 이제 관심사가 아니다.

제 아무리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가장 큰 피해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가장 평화롭게(?) 지내는 우리나라의 현실 앞에 전쟁광 같은 소리를 할 필요가 있을까.

누구 말마따나 괜히 국민들 불안하게 할까봐.

그런데,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 이후에 단편적인 소식을 조각맞춤 하는 가운데, 상당히 끔찍한 결론이 나오는 게 있다.

역시 항공모함 뉴스다.

“용감한 방패” 훈련에 동원된 항공모함은 로널드 레이건 호. 에이브러햄 링컨 호. 키티호크 호 3척 이었다.

그런데, 미사일 발사 후의 항공모함 관련기사를 모아 붙여보면 이상한 현상이 나온다.

일본 요코스카에 배치돼 있던 키티호크 호가 “용감한 방패” 훈련을 마치고 퇴역하는 척 하다가 홋카이도(北海道) 오타루(小樽) 항에 입항했고, 거기서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의미심장한 메시지처럼 언론이 떠든 후, 최근 승조원 한 명이 추락해 실종되는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로 보아 동해상의 일본 근해에서 훈련 중이었음이 드러났다.

무엇을 겨냥한 훈련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키티호크 호가 비운 요코스카 항에는 미 버지니아주 노퍽 항에 있는 조지워싱턴 호를 오는 2008년 일본 요코스카 항으로 이동시켜 키티호크를 대체한다는 얘기다.

진짜. 2008년도인지는 모르겠다.

거기에다 더 이상한 뉴스는, 美 核 항모 엔터프라이즈 호가 18일부터 나흘간 우리나라 부산 3함대 작전기지에 기항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 키티호크                      ▲ 엔터프라이즈

이렇게 보면, 홋카이도 근해의 키티호크 호, 요코스카 항에 2008년도에 들어올 거라는 조지워싱턴 호, 부산에 수일 내로 들어올 엔터프라이즈 호, 이렇게 3척은 공식적으로 거론된다.

동북아, 그것도 일본과 우리나라 사이에 이렇게 항공모함의 밀집배치가 이루어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중에 가장 의문시되는 뉴스는 키티호크 호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 식으로 연막 뿌린 뉴스 속에 키티호크 호 외에 "용감한 방패"훈련에 동원된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에이브러햄 링컨 호의 행적에 대하여는 말이 없다는 것이다.

2008년도에 들어올 거라는 조지워싱턴 호와 "용감한 방패"훈련 후에 뉴스에서 사라진 로널드 레이건, 에이브러햄 링컨 호의 관계는 무엇일까?

조지워싱턴 호가 들어오는 2008년까지 키티호크 호가 비워둔 요코스카 항이 일없이 방치될 거라고 보아야 할까?

언론에 발표된 2008년 조지워싱턴 호가 들어오기 전에 키티호크 호, 엔터프라이즈 호에다가 로널드 레이건 호, 에이브러햄 링컨 호의 4척 체제를 예상하기엔 너무 섣부른 예단이다.

그렇더라도 키티호크 호로 뉴스의 바람을 잡는 가운데, 로널드 레이건 호, 에이브러햄 링컨 호 2척의 항공모함은 정녕 어디로 사라졌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