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여성들을 상대로 한 엽기적 연쇄살인범 유영철(34)씨의 살인 행각이 드러나면서 부산지역에서도 장기 미제사건으로 있던 실종사건들을 다시 수사키로 해 주목된다.

이번 살인사건을 통해 경찰의 허술한 초동조치와 공조수사 미흡 등 수사시스템 전반의 문제점이 다시 부각 되고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0일 오후 2시 연쇄 살인사건과 관련, 일선 경찰서 형사 수사 생활안전과장 등 연석회의를 갖고 여성과 노인 범죄 예방대책 마련과 함께 부산지역의 미제 실종사건에 대하여 전면 재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에서 지난 2000년 발생한 실종사건 중 범죄와 관련성이 있어 수사가 이뤄진 사건은 모두 41건으로 이 중 자진 귀가 8건,소재 확인 19건, 변사 등 기타 7건 등 34건이 종결처리되고 미제 사건도 7건이 남아 있다.

미제사건 중 5건이 부녀자와 관련된 사건으로 범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경찰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뚜렷한 혐의점이나 단서를 찾지 못하고 사건이 미궁에 빠져 있는 사건들이다.

이들 사건 중 지난해 10월 영도구 동삼동에서 발생한 해양대 4년 김모(당시 21세 여)씨 실종사건은 경찰의 전화추적 등 수사에도 불구하고 행방을 찾지 못한 채 사건이 미궁에 빠지자 경찰이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는다며 내사종결로 묻어둔 사건이다.

김씨는 대학 재학중 다단계영업에 연루돼 대전 등지로 돌며 생활하다 지난해 10월 부친과의 마지막 연락을 끝으로 실종돼 가족들이 수사를 의뢰했었다.

지난 2002년 8월에는 김모(당시 43세 여)씨가 해운대 신시가지에서 실종된 후 경찰수사 과정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자가 김씨의 모친 은행계좌에서 신용카드를 이용해 4천만원의 현금을 인출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지만 김씨와 용의자의 행방이 오리무중인 채 수사는 답보 상태다.

또 지난해 4월 사상구 엄궁동에서 초등학생 백모(당시 11세)양이 학교에 간다며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된 사건과 지난 2000년 5월 기장군 기장읍에서 발생한 정모(당시 25세 여)씨 실종사건,2002년 8월 남구 용호동에서 발생한 송모(당시 57세 여)씨 실종사건도 미제로 남아 있다.

한편 경찰관계자는 이번 '연쇄 살인사건을 통해 또다시 경찰의 허술한 수사관행이 드러났다'며 '경찰 수사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부산/이정근 기자 by0686@massmedian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