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네티즌의 여론광장

리씨에 의하면 부인은 친정이 있는 일본으로 가다가 타이페이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 살해됐다. 리씨와 함께 있는 6살된 아들은 이민이 허락되어 캐나다에서 합법적으로 살 수 있다. 최근 토론토 한인사회서는 리씨가 아들이 자랄 때까지만 이라도 머물 수 있도록 인도적 선처를 요망하는 탄원서 서명운동을 벌였었다.

2001년 12월부터 리씨 기사를 비중있게 다뤄온 본보는 지난해 연말∼올해 초 사이 리씨 아들의 난민자격 인정을 비롯해 리씨의 재심요청 기각 및 리씨를 돕기 위한 한인사회의 서명운동 등을 집중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글로브지는 4일자 1면에서 "6세 소년의 어머니는 사망. 아버지는 처형에 직면. 캐나다에 감사해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된 기사에서 리씨 부자의 운명을 인터뷰 형식으로 실었다. 이 신문은 이에 덧붙여 "리성대씨의 난민신청 기각"이라는 사설을 통해 기각이 부당하다는 논리를 전개했으며 일간지 토론토 선과 CTV 등 텔레비전은 본보에 리씨 관련 정보를 요청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라디오 방송들은 매시간 뉴스의 톱기사로 보도했다.

글로브지 마리나 지메네즈 기자가 쓴 리씨 기사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캐나다 이민·난민심사위원회는 북한 반체제 인사 리성대씨가 추방되면 북한은 그를 반역죄로 처형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의 난민신청을 기각했다.

그러나 심사위는 창일이에겐 아버지의 처형 가능성을 감안해 국내 거주를 허용했다. 리씨는 2001년 8월 부인 및 아들과 함께 캐나다로 탈출하기 전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했다. 그의 아내는 2002년 4월 북한에서 처형됐다.

"이곳에 도착했을 때는 탈출에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있었으나 지금은 내가 처형당하면 내 아들이 고아가 된다는 사실이 두렵기만 하다"며 리씨는 옆에서 '게임보이(소형 비디오게임)'를 즐기는 창일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심사위의 보니 밀리너 위원은 캐나다의 전범재판기구로부터 "리씨가 북한 정권 아래서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난민신청 기각 이유에 대해서 "리씨가 처형당할지 모르지만 그가 반인륜적인 김정일 정권 아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캐나다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7년간 35명의 탈북자들이 난민을 신청했으나 2명만 허락됐다. 캐나다 정보기관은 여러 차례 리씨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리씨는 난민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그들을 만나겠다는 주장이다.

리씨는 북한의 보복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신과 아들의 얼굴이 신문에 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리씨에게 '인도주의에 입각한 정상참작 이민신청'을 권유한 밀리너 심사위원은 리씨가 애초부터 북한정권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가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나서야 탈출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기자를 처음 만났을 때 머리를 숙여 공손하게 인사한 리씨는 목까지 올라오는 검은색 셔츠와 어두운 색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는 심사위가 정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믿는다. "나는 고위관리가 아니라 북한에서 서열 700만번째에 해당하는 말단 공무원이었고 베이징에서 북한 농산물의 판매를 담당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북한대사관에서 철저한 감시 속에서 지냈다고 말한 리씨는 출장을 통해 외부 세계를 알게 된 후 동료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은은 것이 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중국으로 탈출했다가 붙잡힌 동료가 박해를 당하는 모습을 본 후 탈출을 결심하게 됐다는 리씨의 난민신청 서류에는 그가 북한의 군사기밀을 중국 관리들에게 누설했다는 혐의를 북한당국으로부터 받았다는 내용이 있으나 이에 대해 정작 리씨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출장중 알게된 인사들로부터 일가족의 한국여권을 얻은 그는 2001년 8월22일 캐나다로 향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창일(영어명 자슈아)은 지금 영어를 제법 유창하게 구사하며 아버지를 위해 통역까지 한다. 한국어와 일본어외에 중국어도 구사하는 자슈아는 최근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서 색연필을 상으로 받았다.

한국일보를 포함한 토론토 한인사회는 최근 리씨를 위한 탄원서 서명 등 구명운동을 벌였다. "살아서 아들과 함께 캐나다에서 살기를 희망한다" 이렇게 말한 리씨는 옆에서 아버지를 향해 미소짓는 창일이를 지켜본 뒤 다시 눈물을 흘렸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