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스트리트 저널-오피니언 저널
클로디아 로제트 논설위원, 2004년 1월 28일

악의 축 정권들과 대량 살상무기에 관한 왈가왈부들이 이제는 완전히 요지경 속에 빠지고 말았다. 대량 살상무기가 있다거니, 없다거니, 아니 확실치 않다거니, 모두들 난리를 치고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인접국을 무력 침공했고, 테러리스트들을 감춰주었고, 자국민을 수십만 고문 살해했고, 커드 족들을 독가스로 살해했고, 나라 경제를 작살내어, 중동지역에서 히틀러에 맞먹는 악독한 짓을 했기 때문에, 미국과 유엔은 그 자가 대량 살상무기를 계속 만들고 있을 거라고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래서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은 사담 정권을 제거했다. 그런데 미국에서 후세인의 대량 살상무기를 조사하러 보낸 데이비드 케이 씨는 엊그제, 사담은 WMD를 갖고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발표했다. 갖고 있었더라도 별로 대수롭지 않은 量이었고, 그동안 찾아본 결과로는 무기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 씨가 머리를 짜내어 추측해낸 것은, 사담은 아마 자기가 WMD를 갖고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케이 씨의 이러한 증언에, 일부 사람들은 우리가 사담을 제거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사담은 자기가 WMD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고 착각했는지 모르나, 우리가 사담을 제거했을 당시, 사담에게는 WMD가 없었으니까, 우리는 그 자를 그냥 내버려두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는 동안 북한에서는, 김정일 정권의 관리들이 비공식 미국 방문단을 초청해서 영변의 핵시설을 관람시키고, 이들 중에는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의 지그프리드 헤커 前 소장도 동행해서, 북한 관리들이 젤리 병에 담아놓은 플루토니움, 바로 이것으로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샘플을 보여준 것 같다.

미국이 사담을 제거하기 위하여 치룬 전쟁을 못 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어찌 된 셈인지 북한에 관해서는 그 반대 의견들이다. 그들은 북한의 경우에는 김정일이 WMD를 이미 갖고 있으니까, 김정일 정권을 제거할 수 없다는 이론이다.

그렇다면 어쩌자는 말인가? 테러리스트들과 작당해서 WMD를 갖고 불장난을 하면서 딴 나라들을 위협하는 이 깡패국가들을 징계하려면, 이 깡패국가들의 두목들이, 의심의 여지가 없이 분명히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고, 이 깡패국가가 자유세계를 향하여, 우리는 젤리 병에 담아놓은 “억제력”이 있으니까, 돈을 갖다 바치라고 위협하면서, 그러다가 그 “억제력”을 테러리스트들에게 넘겨주기 바로 직전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데 지금 이란에서 바로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이란의 이슬람 정권은 지금 분명히 핵무기 개발에 광분하고 있는데도, 아무도 이들의 계획을 진짜 저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러가지로 가관인 것이, 얼마 전 WMD를 포기하여 요즈음 갑자기 우리들의 친구가 되었다는 리비아의 모아마르 가다피도 미국 하원의원 커트 웰든을 초청하여 리비아의 핵시설을 관광시켜 주었다. 이에, 펜실베이니아 주 구역 공화당계 연방 하원의원인 커트 웰든 의원은, 앞으로 리비아가 계속 협조적으로 나오면, 국교도 곧 정상화 할 수 있고, 두 나라(미국과 리비아)가 같이 못할 일이 없다고, 입에 거품을 물었다. 웰든 의원은 이 리비아 독재자가 지난 35년간 리비아 전체를 정치범 수용소로 만들어 통치한 것, 그리고 지금도 철권 독재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은, 그렇다면, 진짜 악독하고, 사람들을 죽이며, 국제적으로 개판을 치는 이 정권들이 저지른 악행 중, 진짜로 WMD를 사용하려 한 자는, 지금 WMD가 없다고 판명난 사담 하나였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얼마 전, WMD는 고사하고 아무 것도 갖은 것이 없는 아프가니스탄이 세상에서 제일 지독한 테러리스트 공격의 본부 기지 역활을 했다. 이것을 보면, 진짜 WMD는 알 카에다 음모꾼들과 그들을 도운 탈레반들을 WMD 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요즈음 미국에서 열들을 올리면서 토론하는 쟁점은, WMD에 한해서만, WMD가 확실히 있어야만 우리가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논리이다. 물론 WMD도 중요하지만, 악의 정권이 WMD만으로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핵탄두를 수천개 보유하고 핵폭탄을 수백번 실험한 소련의 경우, 그 핵폭탄을 전쟁에 쓴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공산주의 국가 소련이 인류에게 끼친 패악은 상상을 초월하게 지독했었고, 우리는 그 후유증을 북한의 김정일 정권에서 보고 있다.

“공산주의의 黑書, The Black Book of Communism” 에 의하면, 공산 치하에서 1억명 정도의 인류가 죽었다고 한다. 이 공산주의는, 중동을 포함한 전 세계에 인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억압하나, 지독한 기술을 가르쳤다. 그 때 공산주의는 중동국가들에게 대량 살상무기를 준 것이 아니고, 지금 민주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는 정치적 억압 기술을 가르친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된 셈인지, 대통령 선거전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대량 살상무기에 집중 해있다. 정보기구를 보강하고 입수된 정보를 재점검하자는 것 다 좋은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 깡패국가들의 장끼가 철통같은 보안이고 겹겹으로 둘러싸인 거짓인데, 그런 나라에 침투해서 정확한 정보을 입수해야만 한다니, 잘 해보시라고 말해주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아이들 복지를 확실하게 하자는데, 이런 식의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말자.

살인마 폭군이 자신은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믿으면서 그는 4년 전 유엔 무기사찰단 요원들을 추방할 만큼 자신이 있었다. 별 짓을 다 해도 괜찮다고 믿게 만들자는 방향으로 일이 돌아가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폭군이 WMD 개발에 돈을 쓰고, 테러리스트들에게 길을 내주고, 자기 자신조차도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는 그런 나라가 있다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우리들이 정신 차리고 경계해야 할 것은 무기도 중요하지만 그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나라의 정권과 그 지도자들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나라를 다스리는가이다. 바로 이것이, 종이 장에 서명날인한 합의문이나 연막으로 가려진 정권 선전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위험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집단 암매장, 집단 아사, 집단 살육, 테러리스트 준동, 등, 끔찍한 얘기를 많이 들어왔으나, 언젠가부터 지정학 전략이나, 과학적이긴 하지만 정확히 알 수 없는 폭탄 보유량이든지, 사찰이란 낱말들이 그 끔찍한 얘기들을 덮어버리고 말았다.

이 전쟁에서 우리의 제한된 재원을 어떻게 극대화하여 사용하는가, 물어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무엇이 더 우선인가를 따지자면, 대량 살상무기가 몇 개인가를 죽자고 캐내기 전에, 독재자들이 제 발이 저려서 대량 살상무기 포기하겠다고 자청하게끔 만들고, 우리가 캐내기 전에 저들이 자발적으로 대량 살상무기나 개발계획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물론 그렇게 되기에는 아직 멀었고, 지금 사담 후세인에게 WMD가 있었나 없었나를 따지면서 재미를 느낄 여유는 없고, 우리가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가면, 민주 국가들의 진짜 안보에 도움될 것이 하나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