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파업권이 가장 잘 보장된 나라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 잦은 파업의 결과 국민들이 파업권을 제한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르날 뒤 디망슈'와 여론조사기관인 이폽이 실시해 7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상교통, 쓰레기 수거, 교육, 항공교통 등 분야별로 조사 대상자의 64-84%가 파업권을 제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집권한 우파 정부가 잦은 파업으로 인한 시민생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최소 공공서비스 보장 제도의 도입을 추진해 노동계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소 공공서비스 보장이란 노동계가 파업을 하더라도 교통, 교육, 의료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경우 기본 공공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 제도가 도입되면 노동계의 단체행동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별로 보면 지하철, 철도 등 지상 교통 분야에서는 조사대상자의 64%, 쓰레기 수거의 경우 84%가 최소 서비스 보장 및 파업권 제한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분야에서는 조사 대상의 79%가, 우편은 79%, 항공교통의 경우 77%가 최소서비스보장을 지지했다.

응답자의 73%는 그러나 최소 서비스 보장에 관한 법안을 의회에서 표결로 처리하기보다 노, 사, 정 대화로 확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에서 최소 공공서비스 보장을 지지하는 비율은 응답자의 좌,우 정치 성향을 막론하고 비슷하게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노동계는 시위, 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정부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이른바 '파업의 계절'인 봄, 가을이면 지하철 기관사, 항공 관제사 등의 잦은 파업으로 시민들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노동계의 파업과 시위는 대부분 평화적이고 질서정연하게 진행되며 시민들도 파업권 존중 차원에서 파업으로 인한 생활불편을 용인하는 게 보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잦은 파업으로 인해 시민 생활 불편의 정도가 심해지고 노동계가 대학입학자격시험 실시를 볼모로 파업을 벌이는 등 국민여론을 도외시한 채 파업을 강행하자 파업권 제한에 대한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이달 초 18세 이상 성인 97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