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선데이저널. sundayjournalusa.com>

서툰 외교연설로 국제적 망신살.. '한미공조'하는 대통령의 말 치고는 너무 치졸했다 - 노무현대통령의 지난 12일(LA현지시간) LA발언 이후 한미(韓美) 양국간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20일 밤 열릴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주요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LA방문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을 두고 "외부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억제수단"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현지 한인언론들조차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치 않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으로 인해 부시 대통령이 재선된 후 처음 열리는 20일 밤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양국간의 우호적인 협력부분만 강조할 뿐 북한 핵 문제에 해결에 대한 실체적 의견 접근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미국 LA에서 한인동포들을 상대로 발행되고 있는 선데이저널紙는 제481호 인터넷판에서 "노 대통령의 LA연설은 역시 좌파 대통령다웠다"면서 "시종일관 김정일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에 동포사회는 분노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저널紙는 특히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향후 부시 재선팀이 이끌어 갈 대북정책을 놓고 한미 양국간 상당한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면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과 상반되는 입장을 밝힌 것은 노 대통령의 '잘못된 언변'에서 비롯된 '표현의 미숙'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노무현 대통령의 LA 연설은 좌파성향의 대통령이 부시 재선 이후 처음 미국 땅을 밟는 관계로 LA 타임스를 비롯해 미국의 주요언론과 한인언론들이 많은 관심사를 보였는데, 그 결과는 한미 양국간 논쟁의 불씨를 재점화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데이저널紙는 연설에 참가한 동포들의 말은 인용, "김정일이가 와서 하는 소리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 한미공조를 한다고 하는 대통령의 말치고는 치졸했다"는 등의 비판적 평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전직 외교관 출신인 L씨는 "노 대통령의 연설은 외교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발언으로 국제적 망신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는 매우 비약적 발언도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선데이저널紙는 이번 보도에서 역대 대통령의 LA 방문 시에는 도착 환영행사로 국제공항이 태극기 물결로 요란했었는데, 노 대통령의 이날 방문에는 매우 대조적인 분위기였다면서 이는 "한인동포들조차 인기없는 노 대통령을 반가워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노무현대통령의 LA 방문연설과 관련, LA 타임스는 지난 12일자에서 '노무현 대통령 북한 이슈와 관련 미국에 경고하다'라는 제목으로 상당히 부정적 시각의 기사를 다뤘는데 이는 LA동포들과 미국의 시각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주요 언론들까지 깊은 관심을 보여온 노 대통령의 이번 LA 방문연설은 북핵 문제의 원천적 해결을 놓고 볼 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격'이 돼버렸다. 또한 북핵을 바라보는 한국과 미국간의 시각차는 점점 더 멀어질 분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다 유일한 희망으로 남아있던 20일 밤 칠레에서의 한미 정상간 회담에서도 노무현 대통령은 기존의 입장인 '평화적 해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은 이미 LA 연설이후 노 대통령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이날 양국 정상간의 회담결과는 원칙적 의견을 교환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