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대통령 탄핵 등 시끄러운 LA코리아타운 동포들의 원성 - '... 저어, 미주통일신문 인가요 ? ..............  ' 오늘도 어김없이 걸려오는 동포들의 고국걱정 소리. 그들은 기자를 확인한 후 속사포, '한국이 빨갱이 천지가 됐어요... 노무현이 김대중이가 나라를 다 버려 놓았어요... 노무현이 장인이 .... 과거사 진상조사를 왜 해요 ?  .... 노무현은 임기 3년을 못 넘긴다고 해요. 한국의 유명한 점쟁이가 말을 했는데.. 노태우 김영삼 등 역대 대통령 운명을 점친 분인데... 이회창은 당선 운이 있었으나 "정" 씨 성을 가진 사람이 훼방을 놔 틀렸다고 이미 말했대요..'

또 '노무현이가 국군 1개 사단을 없앤다고 하네요...군인들도 틀렸어요, 혁명할 사람들이 아니예요.... 박근혜가 대권에 도전합니까.... 신기남이가... 한나라당 비주류는 또 왜 그러지요 ? .... 한국에서 미국으로 막 뛰쳐나와요...  달러를 빼 돌릴 사람은 다 빼 돌렸을 겁니다... 환치기 할 사람 있어요 ? .... 올림픽에서 한국이 잘 했어요. 옛날엔 올림픽 출전만 해도 영광이었는데...  부시 대통령이.... 케리는 좀... 타운이 불경기 다. 한국서 관광객들이 안 들어오니...탈북자들이... 김정일이가.... '

하여튼 못 말리는 엘 에이 동포들. 지난 20여 년간 이 같은 "소리"를 듣고 살아 온 미주통일신문 기자는 전화받기가 무섭다. 이제는 '왜 방송을 안 해요 ?  거 좋던데. 우린 다 보는데...  돈 때문인가요 ?  케이블 방송만 한다고요 ?  왜요 ?  ...내가 돈이 있으면 돕고 싶으나.... 돈이 많이 나가지요 ?  나는 돈이 없으니.. 밤 10시 반에 티비를 보는데 안 나와요. 체널을 바꾸었나요 ? ....  이젠 방송을 안 하는 겁니까 ? ... 그런 방송은 하나쯤 있어야 하는데...  북한을 쎄게 까던데... 방송하면 돈이 많이 들어갈텐데 돈이 어디서 나옵니까, 한국정부를 까니 노무현이가 주지는 않을 것이고...KBS가 모든 방송을 장악했다며 ?  SBS,  YTN은 어떻게 되나 ? ..'

별의별  X같은 소리를 다 하는 동포 여려분들. 이들의 연령층을 보면 거의가 50대 이후. 고국소식이 그리운 동포 어른들. 지금 전 세계에 퍼져 나간 한국인들이 약 300만 명이 될 것이다. 그 중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약 80만 명 이상. 입이 제일 센 사람들이 헤쳐모여 한 대표적인 지역.

코리아타운은 이제 작은 마을에서 명실공히 일개 도시를 형성하고 있다. 동포들 출신 중 특히 이북 출신, 북한에서 남하, 서울에 왔다가 다시 미국으로 건너 온 "조국이 어딘지 알 수 없는" 동포들이 많다. 그들 중 상당수가 보수 반공 우익 기질이 있다. 앞으로 20년 후면 세대교체가 되고 소위 수구꼴통들이 저승으로 가지만, 아직은 타운이 시끄럽다.

"이라크 파병하라, 송두율을 처단하라...." 자신들의 가정문제, 생활문제가 더 심각한데도 두고 온 조국의 좌파적 행각에 분노를 느끼고 데모하는 보수세력들이 오늘도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언론들이 뭐하는거여 ?  한국이... 노무현이가.... 대법원에서 겨우 체면 세워 주었구만... 수도이전하는 게 좀 이해가 안가... 정동영이가 미국 왔제 ?  주한미군 철수가 내년에 다 끝난다고 하던데... 김정일이는 하여튼 난 놈은 난 놈이야...' 열이 달아오른다.

'통일신문 배 사장, 배 기자, 배 선생...' 기자를 불러놓고 '저 ××가 말이야... 저 ×은...  안돼. 사회악이야...' 싸움을 붙인다. 기자에게 광고 지원은 못하고 말로만 위로한다. 그러나 그들의 위로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성원이 큰 힘이 된다. 어제도 한 원로목사 가 "통일신문은 엘에이의 보배야...건투를...." 격려를 했다.

그러다가 주변 지인들이 '그런 방송하면 뭘 해요 ? 돈을 벌어야지요... 늙으면 어떻게 할려고 그래요 ? ' 기운 빠지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좌우지간 시끄러운(?) 코리아타운 이지만 재미 있다. 천사, 악마가 공존하는 마을에 이젠 탈북자, 중국서 조선족까지 가세 복합상가적인 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숨어 있고 매달 정부에서 생활 보조금을 받는 노인들은 바쁘다. 그들은 또 심심풀이로 도박장에도 가지만, 아직도 혈기가 왕성한 보수 층은 '쿠데타가 일어나야 하는데... 웬 신학대학생이 많아요 ? 목사천국이구만... 여자가 남편한테 강간당했다고 한 사건이... 배 기자가 취재한 게 사실이야 ? 인터넷에서 봤어. 그러면 그렇지, 요새 늙은 사람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여편네를 강간 해. 코피 쏟을 일이 있어 ? ..... 여자들이 여우 야. 여우한테 걸리면 신세 조져...  아니, 남편이 강간을 하지도 않았는데 강간당했다고 신고를 했대요 ?  그 년이...  곡절이 있었지... 무서운 세상이야...'

끝이 없는 말, 말, 소문, 중상 모략질이 요동치는 사람이 모여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기자가 한국으로 돌아갈 땐 빈손으로 갈텐데.....  미국 시민권을 반납하고. 고향으로 돌아갈 텐데.... 아직 시끄러운 동네에서 언론을 해야 하니 시끄러운 동포도 만나야 한다.

해외동포들이 오늘도 태평양 건너 고국걱정을 하고 있건만... 노숙자가 늘어났다는 등등 뉴스에 우울증 현상까지 일어난다. <자료=미주통일신문.TV방송>

배부전 기자 simon@unitypres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