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대장금'이 토론토 교민사회에서도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노스욕의 N식품점측은 요즘 편당 40개씩 들여오는 '대장금' 비디오가 비치된지 1시간만에 동나버릴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고 밝혔다. "다른 드라마들과 대여도가 두 배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비디오가 나오는 날은 아침부터 일찍 와서 그것만 기다리는 고객도 있을 정도"라는 것.

블루어 스트릿 '한국비디오센터' 관계자는 "'대장금'이 계속 인기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드라마가 잘 만들어진데다 워낙 한국에서 인기가 높다보니 소문을 듣고 평소 한국 드라마 비디오를 잘 안보던 분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대여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화·수요일 오후 10시10분에 '대장금'을 방송하고 있는 얼TV측은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장금을 방송해달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다. 방송 중간에 다른 곳에 다녀오느라 몇 회분을 놓친 경우에는 비디오로 빠진 부분을 챙겨보겠다며 방영회분을 문의하는 시청자도 많다. 근래 보기 드문 대단한 호응이다"라고 말했다.

교민 전영춘(37)씨는 "요즘 모임이나 주변사람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장금'이 꼭 화제에 오른다. 시청률이 높았던 다른 드라마에 견줘봐도 특히 인기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으로 첫회부터 최근 방영분까지 한꺼번에 다운로드받아 며칠동안 밤을 새워가며 보았다는 그는 "평소 드라마를 안봤는데 '대장금'은 일반적인 사극답지 않게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돼 있고 역사뿐 아니라 의지의 인간 성공드라마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주연에 남자들이 좋아하는 배우 이영애씨가 캐스팅된 점도 인기요인인 것 같다. 아내와 아이들까지 온가족이 함께 보는데 한국말이 서툰 7살 난 아들녀석까지 감동하며 열심히 본다. 이 드라마는 교육적인 효과도 있는 것 같다"고 품평했다.

MBC 창사특집 특별기획 드라마로 지난해 9월15일 한국에서 첫 방영된 '대장금'은 남존여비의 봉건적 체제하에서 무서운 집념과 의지로 궁중최고의 요리사가 되고, 우여곡절 끝에 조선 최고의 의녀(醫女)가 되어 어의(御醫)를 비롯한 수많은 내의원(內醫院) 남자의원들을 물리치고 조선조 유일한 임금 주치의가 되었던 역사상 실존인물 '장금(長今)'의 생애를 그린 사극.

토론토에 10월부터 비디오가 입수되기 시작한 이 드라마는 한국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작품의 인기를 전해들은 교민들이 호기심에 비디오를 빌려보기 시작했고 곧 '재미있다' '잘 만들었다'는 입소문이 번져나가면서 교민사회에 화제가 되었다.

더구나 지난 1월13일에는 '대장금'이 한국에서 첫 방송 이후 가장 높은 전국 시청률 54.0%를 기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인기에 탄력을 받고 있다. 시청률 54%는 2002년 이후 방송된 프로그램중 가장 높은 수치로, 최근 4년간 통계로는 2000년 MBC「허준(64.4%)」과 2001년 KBS1 태조왕건(60.2%)」의 뒤를 잇는 기록. '대장금'은 최근 궁중 음식에서 의녀 이야기로 주제가 옮겨간 이후 더 인기를 누리는 추세다.

최신 방영회분이 캐나다에 비디오로 입수되는데 한국과 3주 가량 시차가 나기 때문에 성미급한 열혈팬들은 방송사 웹사이트를 통해 회당 1천원씩을 내고 다운로드해 보기도 한다. 특히 유학생들은 인터넷으로 내려 받아 보는 경우가 많을 정도다.

지난 2월3일 40회가 방영된 '대장금'은 팬들의 성화로 연장 방송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당초 예정된 50회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릴 전망이다. 토론토의'대장금' 열기가 앞으로 최소 두 달은 더 계속될 게 확실해 보인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