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유행했던 전염병은 반드시 다시 돌아왔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도 언제든 돌아올 수 있다. 백신도, 치료제도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 맞이하는 올 겨울이 가장 큰 고비다.

전세계 전염병 연구와 방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턴(CDC)의 줄리 거버딩 소장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스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스는 지난해 겨울 중국 광둥성 일대에서 시작돼 홍콩을 거쳐 동남아 일원과 지난 5월 토론토까지 상륙, 토론토 주민 40여명이 숨지고 수만여명이 격리조치를 받는 등 전 세계적으로 1만여명의 감염자와 8백여명의 사망자를 낳은 호흡기 질환이다.

겨울철 기온저하와 함께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의 속성을 감안할 때 올 겨울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방역대책은 조기 진단과 격리를 통한 초동 진압이다. 이를 위해선 기침 등 호흡기질환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환자 스스로 사스인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감기라면 아스피린 한 두알 정도로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사스라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유행하는 호흡기질환은 빈도순으로 감기>천식>독감>사스로 볼 수 있다.

네 가지 모두 기침을 공통적으로 한다. 이 중 천식을 제외한 세 질환은 모두 바이러스를 매개로 하는 전염성 질환이다. 천식은 집 먼지진드기 등 유발물질에 과민한 기관지를 가져 생긴 알레르기질환으로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다.

가래가 없는 마른 기침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숨을 쌕쌕거리거나 호흡곤란 증상을 함께 지닌다. 기침유발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기관지 확장제나 스테로이드 흡입부 무제 등을 통해 치료한다. 감기와 독감, 사스에서 나타나는 기침은 천식처럼 발작적이라기보다 지속적이다.

세균감염과 염증이 있을 경우 가래를 동반하기도 한다. 감기는 가장 증세가 경미하다. 열이 난다지만 대개 38도 이내이며 수일 내에 증세가 호전된다.

독감과 사스는 38도 이상 고열이 특징이다. 독감과 사스는 가장 구별이 어려운 질환인 이유이기도 하다. 의사에게도 쉽지 않다.

구별의 포인트는 근육통 여부, 대개 팔과 다리를 두들겨 맞은 듯한 근육통과 심한 두통이 동반되면 독감일 가능성이 크다.

사스는 호흡 곤란과 설사를 특징적으로 지닌다. 기침과 고열 뒤에 숨쉬기 어렵고 설사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 사스를 의심해 봐야 한다. 동남아 등 해외여행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사스 바이러스는 지난번 유행을 통해 캐나다를 포함해 전 세계 곳곳에 퍼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독감 예방접종 여부는 중요하다. 온주보건당국은 올해 독감과 사스를 감별하기 위해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사스는 감기나 독감처럼 바이러스 입자가 공기를 타고 수백 m 떨어진 곳까지 옮겨 다니며 전염시키진 않는다. 대개 기침이나 재채기, 말을 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통해 2-3m so 근거리에서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사스 증상이 의심되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사스는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개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찍 발견해 수핵과 영양공급 등 적절한 대중요법을 받으면 사망률을 10%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올 겨울 고열과 기침을 시작으로 호흡곤란과 설사가 이어진다면 사스가 아닌지 눈여겨봐야 한다는 결론이다. 
                                                    <자료 캐나다 온주보건부연방보건성>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