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비자 신청자들에 대한 2중 신원조회와 인터뷰 확대를 비롯한 새로운 비자발급 강화정책이 테러분자차단 효과는 전무하고 적체현상심화, 미국방문객 급감 등으로 미국이익에 타격만 초래한 것으로 지적 받고 있다.

2중 신원조회, 효과전무=미국은 먼저 주로 중동아랍권과 이슬람 국가들인 26개국출신 남성들에 대해선 16세- 45세 사이이면 누구나 FBI, CIA까지 나서 2-3중으로 정밀 신원조회를 실시하는 Visa Condor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지금까지 해당국가들에서 접수된 비자신청서 12만 5000건에 대해 정밀 신원 조회를 실시했으나 단 한명도 테러의심자를 포착하지 못했으며 단 한건도 기각하지 못한 것 으로 국무부 제니스 제콥스 영사담당 부차관보가 최근 상원외교위원회청문회에서 시인했다.

테러용의자를 단 한명도 적발해 내지 못한 반면 이들 국가들에서 미국비자를 받는데 평균 8개월이나 걸리고 있는 것으로 국무부는 밝혔다.

이같은 보고에 공화당 소속 리차드 루가 상원외교위원장은 "미국은 갈수록 테러분자차단 에선 헛수고만 하고선 외국인들에겐 들어가기 어렵고 돈 많이 드는 나라로 비춰지게 만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한국 등 전세계에 여파=미국비자 심사와 발급 적체 현상은 비단 이들 2중 신원조회 실시 대상국가들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국가로 확산돼 있다.

국무부의 제니스 제콥스 부차관보는 하원청문회에서 "국무부와 사법정보당국간 신속한 신원조회 처리가 아직은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인정했다.

미국은 현재 한국 등 전세계에서 비자신청자의 7-80%에 대해 인터뷰를 시행하고 있는데다가 한해에 600만건의 비자신청서에 대한 신원조회를 실시하고 있어 지난 2001년 보다 3배나 많은 심사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워싱턴 연방당국은 현재 모든 국가출신 비자신청자들을 대상으로 30일 이내에 신원조회를 끝마쳐주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그동안 밀린 비자적체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하원청문회에서 민주당 헨리 왁스만 하원의원은 "이중 신원조회 대상국가 출신이 아님에도 범죄기록이 없는 외국인의 비자신청이 FBI와 국무부 신원조회에 걸려 무려 1년 이상 걸리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방문객 급감, 미국만 손해=이같은 비자강화정책의 여파로 미국 여행, 방문객, 유학생, 환자등 각 분야에서 미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근년 들어 2년동안 20%이상 줄어들었으며 미국경제에는 150억달러의 수익감소를 안겨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윌리엄 오벨린 회장은 상원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와 "미국비자 받기가 어려워져 한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기업들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오벨린 회장은 일례로 미국기업인 암웨이가 연례총회를 미국에서 열려다가 단지 미국비자를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일본으로 변경했으며 한국에서만 총회참석자 8000명의 미국방문객을 일본에 빼앗겼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에 있는 메이요 클리닉과 워싱턴 인근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 병원 등 미국내 의료시설들은 "응급환자에겐 비자를 제법 빨리 내주면서 동행해야 하는 가족,친지의 비자는
내주지 않아 미국에 오지 못하고 유럽 등지로 발길을 돌린 사례도 있다"며 "외국인 환자들이 최소 50%에서 최대 90%나 급감, 문을 닫는 의료시설도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미업계와 이민옹호단체들은 일제히 "연방정부는 현재 수백만 달러를 들여 미국비자신청자 들에 대한 신원조회를 실시하는등 까다로운 심사를 하고 있지만 테러분자 차단에선 아무런 결과를 얻어 내지 못한 채 미국을 방문하려는 외국인들의 발목만 잡고 미업계에는 막대한 손해만 입히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종수 기자 okjscok@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