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 앞에서 임무수행 중 폭탄테러로 전사한 고 윤장호 하사의 희생을 기리는 추모비 세움과 추모식수를 31일 용산기지 사우스포스트 내 동산에서 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번 행사는 벨 사령관의 제안에 따라 이뤄지는 것으로 주한미군 장병, 윤 하사의 유족 등이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사인 경우 순직하거나 전사하면 국군묘지에 안장함으로써 사자에 대한 예우를 다 한 것으로 여겨왔다.

그런데 한미연합사 기지 내가 아닌 주한미군 기지 내에 미국의 예산으로 한국군의 추모비 세움과 추모식수를 처음으로 한다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미국은 자국군의 해외에서 전사에 대해 남다른 애정과 예우로 기리는 나라이다.

유해는 말할 필요도 없이 엘링턴 국군묘지에 안장되지만, 고향의 출신 고등학교나 대학에서는 조그마한 동상이나 비석이 세워지기도 하고, 워싱턴시의 중앙공원에 있는 해외참전 전사자 기념탑에 그 이름이 부조된다.

특별한 경우에는 국가적 행사로 그를 추모하기도 한다.

아프간에서 전사한 풋볼 선수출신 팻 틸먼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는 2004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트와 아리조나 카디널즈 간의 프로 미식축구 경기 결승전시 백넘버 40의 카디널즈 유니폼의 대형깃발이 관중석 위로 물결처럼 지나가는 의식과 카디널즈 전팀이 백넘버 40번인 유니폼을 착용하고 뛰는 추모의 예우를 받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금 전사자들에게 어떠한 예우를 하고 있는가?

지난 2002년 서해전투에서 전사한 우리해군의 장례식에 대통령은 붉은 넥타이를 매고 월드컵 결승전 구경하러 일본으로 튀고 국방장관, 해군총장도 참석하지 않은 채 초라하게 치루었다.

이번 미국에 의한 윤 하사의 추모비 세움과 추모식수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두고 “군에 가서 썩는다.”라고 비하한 통수권자에게 진정한 애국심과 안보관이 무엇인지를 무언으로 가르치는 교훈일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