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좌익들이 왜 자꾸 중도를 자처하는지 생각나는 게 있어서 한마디 하고자 한다.

중도에 대하여 그 정의에 있어서 먹물들끼리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을 것 같은데, 나는 그런 것 논하기 싫다.
다만, 원래 중도는 행동하지 않는 우익이었고, 지금의 중도는 기회주의적 우익이라고 말하고 싶다.
좌익과의 대립을 피하고, 보신에 충실하며, 욕해도 들어주는 우익에게는 남들 분위기에 휩쓸려 안심 놓고 흠잡고, 욕하면 보복하는 좌익에게는 다양성이려니 하며 아니꼬와도 묵인하는 무지렁이라고 평하고 싶다.

그런데, 이 중도세력들이 강력하게 자기의사를 침묵하지 않고 나타내는 때가 있다.
바로 투표할 때이다.
왜냐하면 자기의사에 대한 비밀이 보장되고, 다수의 함성 속에 자신의 소리가 표시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보신적이면서도 가장 명확한 의사표시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이들 중도세력들이 누구에게 투표하는가 하는 점이다.
바로 우익에게 투표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여론조사 때는 그 많던 중도세력들이, 선거 결과를 보면 우익을 지지한 결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적 성향은 우익을 자처하는 세력보다는 중도를 자처하는 보신주의자들에게 더 짙게 나타난다고 본다.

여기서 말해둘 게 있다.
중도세력이라던 무지렁이들은 결코 중도를 자처한 좌익에게 표를 찍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론조사 때 중도는 선거 때 우익이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익을 표방하여야 중도성향이라는 유권자의 표를 받을 수 있는 것이지, 중도를 표방한다고 중도성향 유권자의 표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중도를 표방하는 것은 중도세력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 나 아닌 사람이 우익역할을 하기에 중도가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익을 표방하여야 그들에게 “보신적인 너희들 대신에 나서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표를 얻을 수 있다.

중도를 표방하여 중도 무지렁이들에게 표를 구걸해봐야 결코 표를 얻을 수 없다.
왜냐하면 자신과 같은 흐리멍텅한 자가 자신을 대변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좌익들이 자꾸 중도를 표방하는 것은 좌익 이미지로는 중도성향의 표를 얻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들이 중도를 표방한다고 중도세력들이 표를 주는 게 아니다.
다만, 중도가 많더라는 여론조작에다가 전자투개표시 거기에 맞추어 조작하면 그럴듯하게 속아줄지도 모르지만...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이 중도를 표방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존재 위기를 부르는 격이 된다는 것이다.
절대로 우익을 표방하여야 중도의 표를 얻을 수 있다! 반드시 이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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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투표에 나타난 민의가 왜곡되지 않도록 절대로! 절대로! 전자투개표를 하지 말라. 

동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