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르지 않았다. 그러나 ‘빅스타’ 박주영(20ㆍFC 서울)의 ‘성공시대’를 예감케 하기에는 충분했다.
박주영이 프로무대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박주영은 9일 대구 FC와의 삼성하우젠컵2005 홈 개막전에서 후반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K리그에 첫선을 보였다. 박주영은 당초 발목부상의 여파로 팬 서비스 차원에서 후반종료 10~15분 정도만 뛸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장수 FC 서울 감독은 전반을 0-1로 뒤지자 후반시작과 함께 김은중 대신 ‘박주영 카드’의 승부수를 던졌다.

박주영이 그라운드에 나서자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2만5,000명에 가까운 축구팬들은 큰 함성과 박수로 데뷔전을 축하하는 열광의 도가니가 연출됐다.

전반내내 대구 FC 페이스였던 경기흐름은 박주영이 투입되자마자 일순간 FC 서울쪽으로 기울었다. 개막전 해트트릭의 주인공 노나또와 투톱을 이룬 박주영은 후반 4분 부드러우면서도 빠른 ‘박주영표’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의 반칙을 이끌어냈다. “역시 박주영”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박주영은 후반 22분 정조국이 투입되면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 중원을 조율했다. FC 서울은 만회골을 뽑기 위해 후반내내 총공세를 폈지만 동점골을 뽑지 못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경기 직후 박주영은 “오늘 데뷔무대 였는데 경기를 마치고 난 뒤 내 자신이 부족하다는 점을 많이 느꼈다. 운동량을 꾸준히 늘려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린 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데뷔 소감을 밝혔다.

FC 서울은 박주영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개막전에는 주중임에도 2만4,86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대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FC 서울의 주중 홈경기 평균 관중수 3,000명과 비교하면 2만명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편 지난해 K-리그 준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는 ‘삼바용병’ 다실바의 결승골로 대전 시티즌을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폭설로 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포항은 9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의 경기에서 다실바의 결승골로 귀중한 첫 승을 올렸다. 역시 1차전을 건너뛴 인천 유나이티드도 홈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꺾고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폭설로 1차전에서 휴식을 가졌던 포항과 인천이 나란히 승리를 거둔 것.

광주 경기에서는 ‘말년 병장’ 이동국이 고별전을 가진 광주 상무가 전북 현대와 득점없이 비겼다. 이동국은 후반 42분 김승현과 교체 투입돼 4분간 그라운드를 누비며 광주 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했다.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던 부천 SK는 홈에서 성남 일화와 0-0으로 비겨 연승행진을 잇지 못했다.

정동철 기자 ball@sportshankook.co.kr

배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