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을 찾았을 때 백록담으로 가는 길이 하나가 아닌 4개나 된다는 사실에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자유이고 권리이며 진정한 자신을 위하는 삶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북한에서 살아야 했던 단 하나의 길 때문에 겪었던 헤아릴 수 없는 굶주림과 고통과 죽음 그리고 고뇌의 추억들이 우리를 괴롭혔습니다.

모순과 기만으로 가득한 현실을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신념과 그 신념으로 맹목했던 충성과 인생에 대한 억울함이 우리를 참을 수 없게 했습니다. 아직도 저 북녘 땅에서 인민들이 굶주리고 탄압 받고 죽어가면서도 ‘우리식 사회주의’와 지도자의 기만과 위선을 기꺼이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런 고향사람들에 대한 죄스러움과 책임감이 우리를 이 길로 떠밀었습니다.

자유북한방송은 북한의 독재가 이 땅에서 반드시 소멸되어야 한다는 진리를 체험한 탈북자들의 의지와 노력으로 탄생한 방송입니다.

강제와 미화로 조작된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북녘의 인민들에게 인간의 자유와 존엄과 권리를 알려주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고 확신합니다. 또한 북한의 가혹한 독재와 최악의 반 인권적 현실을 외면하고 민족의 가면을 쓴 독재에 미혹된 일부의 남한사회에 도전하고 싶습니다. 세상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세상의 천변만화(千變萬化)을 접할 수도 없는 2천 4백만 북한 인민들에게 자유와 민주와 존엄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자유북한방송의 임무이자 역할입니다.

시작은 비록 미미하나 북한 인민들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과 용기를 주는 큰 목소리가 되려 합니다. 하여 독재에서 해방되고 자유와 존엄과 권리를 찾은 북녘 고향의 수많은 사람들의 기쁨과 희망에 찬 목소리가 우리의 방송을 타게 될 그날까지 자유북한방송은 계속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조언과 성원과 도움을 바랍니다. 그리고 자유북한방송이 있기까지 힘과 용기를 주신 여러 동지들과 단체들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04년 4월
                                                                                      자유북한방송

대표 김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