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예술의전당>

이루마 내한공연

인생이라는 긴긴 여정 중에 문득 우뚝 서서 내가 어디쯤 와 있나 확인하고플 때가 있다. 예정에 있던 스케줄이 아니라 충동적으로 차에 올라 목적지 없이 떠나는 즉흥적임. 직설적이고 나에게 돌진해 오듯 쏟아지는 세찬 비가 아니라 새색시의 수줍은 미소처럼, 사랑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의 설레임처럼, 말간 햇살 사이로 간헐적으로 하늘에서 내려오는 여우비가 함께 하는 여행. 11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이루마 콘서트에서 이 여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루마는 2002년 프랑스 깐느에서 있었던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음악박람회 미뎀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초청 받아 공연을 가지며 세계 무대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의 음악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과 한국 연주음악 사상 최초로 영국을 비롯한 유럽 지역과 호주, 남미 지역 등 세계 시장에 라이센스 수출되어 발매되었다. 일찍이 영국으로 건너가 피아노를 배웠던 이루마는 최고 권위의 음악교육의 산실인 런던대 킹스컬리지에서 현대음악의 거장 Harrison Birtwistle을 사사하며 현대음악, 클래식, 작곡 등을 공부했다. 이루마의 두 번째 앨범은 세계적인 프로듀서 이안 쿠퍼가 앨범 제작에 참여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안 쿠퍼는 '전세계 뉴에이지 음악계에 한국이 던지는 도전장'이라며 이루마의 음악을 높이 평가했다.

국내에서는 모 CF에 모습을 드러내며 그 대중적 인지도를 더욱 더 넓혔던 이루마의 음악은 겨울연가, 순수의 시대, 첫사랑 등의 드라마와 각종 CF에 삽입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쪽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루마는 영화 '오아시스'이미지 앨범과 애니메이션 '강아지똥' OST를 담당하였다. 그리고 바디샵 홍보대사로 위촉받아 더욱더 잰걸음을 하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되었던 이루마의 콘서트 여정은 5월의 호암아트홀 공연과 7월의 영산아트홀 공연을 연속 매진시키며 9월까지의 지방공연일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11월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0월 초 나온 3집 앨범을 주요 레파토리로 하여 진행될 11월 공연은 어쿠스틱한 면이 강조되었던 그간의 공연과는 달리 밴드적인 성격이 부각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10월초에 발매된 3집 앨범 [From the Yellow Room]을 주요 레퍼토리로 하여 진행될 11월 공연에서 이루마는 다양한 연주 스타일을 보여줄 예정이다.

토이의 객원보컬이었던 김연우의 솔로앨범 제작 참여, 드라마 첫사랑에서 '영우'의 테마곡 작곡 등 그간의 행보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이루마는 작곡가로서의 그의 위상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대중음악가들과의 빈번한 교류를 통하여 이루마는 보다 대중의 감성에 직접적으로 다가가는 작업들을 해 나갈 것이다. 이루마는 한국 뉴에이지 음악가들 중에서 그 선두그룹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행적이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 보면서 한국형 뉴에이지의 또다른 모습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굽이굽이 꺽여진 길 위로 흙먼지 폴폴 날리고 새색시처럼 붉은 볼을 보이는 단풍나무 우거진 길을 지나 비로소 여유로워진 나와의 만남. 밝은 햇살 사이로 내리는 여우비와 함께 하는, 이루마가 제안하는 가을여행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자료=서울시>

   공연기간 : 2003년11월12일~2003년11월12일
   공연시간 : 20시
   공연장소 :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처 : 02-541-6234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