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네티즌의 여론광장

자신이 현재 대표이사로 있는 월간조선은 ‘국민 사상과 의식의 대변자로서 지난 25년을 지내왔다’는 말로 운을 뗀 조갑제 대표는 “대한민국을 비판하는 것은 수용할 수 있지만, 부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지난 정권과는 비교적 친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현 정권과는 언제나 긴장감을 갖고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신념 때문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것”이라며 지난 김대중 정부의 대북 정책과 현 정권을 비판했다.

그는 먼저, 지난 2000년 6·15 공동선언 중, 남북한이 지니고 있는 통일에 대한 생각의 공통점을 인정하고 그 방향으로 통일노력을 하기로 한 ‘제 2항’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는 자유통일을 원하고 있는 남한과 적화통일을 원하고 있는 북한의 통일에 대한 생각이 같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며,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3단계 통일 방식에 대해서도 단지 출발점만 같을 뿐, 그 목적지는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체제를 유지한 채 통일을 이루자는 ‘연방제’ 통일 방안에 대해서, 서로 다른 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가 한 국가를 이루는 예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역사를 살펴봐도 찾아 볼 수 없다며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6·15 회담이 성사되기 전날인 14일, 북한이 남한에서 일어난 인공기 사건을 문제 삼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그냥 돌아가라’고 말하는 등, 협상이 결렬될 뻔했던 당시 배경을 설명하면서, 6·15공동선언은 “대북 송금 문제 등으로 약점을 잡은 김정일의 페이스대로 맺어진 일방적 조약에 가깝다”며 우리는 비싼 돈을 지불하고 독약을 사서 마신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현재 북한이 제 2조항(국가보안법 폐지 등)의 실천을 촉구하고 있다며, “이 조항을 파기하지 않는 한 곤란한 일이 계속해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 선언문의 배경이 되는 대북 송금 문제에 대해, 불법 송금 그 자체도 문제지만, 그 중 2억 달러에 이르는 돈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대남 공작 기관인 ‘대승상사’로 직접 송금 되어 군사비와 대남공작에 쓰였다며 이는 “국가 기관으로서 의식을 완전히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 문제에 관련해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서 진술서 한 장 받지 않은 것은 우리 정부가 법치국가이기를 스스로 거부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현대는 대북 송금을 통해 하이닉스 반도체를 구제 받는 등 약 20조원에 이르는 특혜를 보았다”며 “결국 손해 본 것은 국가의 이익과 안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생각과 정체를 알 수 있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확신을 말이나 행동으로 보여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갑제 대표이사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일본에서 활동하는 친북 인사들이 결성한 단체,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국민주통일연합, 이하 한민통)’의 의장으로 추대되었다가 납치되었던 경력과 해방 후, 20대 중반에 ‘신민당’을 조직하는 등 활발한 좌익활동을 펼쳤던 점들이 그의 정치적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벌어진 서해 교전 상황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 햇볕정책의 맹점 등을 거론하며 김대중 정부와 현 정권의 대북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끝으로 최근 설문조사(작년 설문조사의 경우, 20%에 이르는 사람들이 미국-북한 간 전쟁에서 북한 편을 들 것이라고 대답)를 예로 들어 우리나라가 점점 좌경화 되어가고 있다며 “이는 이념적 내전 혹은 또 다른 6·25가 진행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국가의 좌경화는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말로 한시간 반에 걸친 자신의 강연을 마무리한 조갑제 대표이사는 곧 이어 질의 응답 형식으로 참석자들과 20여 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질문에 대한 응답에서 그는 “낙태 등의 사회문제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어야 마땅하고 또 분열이 있을 수 있지만, 국가를 좌지우지하는 이념에 대해서 분열이 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좌경화에 대해 “국민이 작은 것부터 앞서 실천하고 바꿔야 하며 공영방송 수신료 거부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한편, 한 참석자가 31일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조갑제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퇴진할 것이라는 소문과 관련된 질문에 그는 “4월 30일에 있을 다음 강연에도 나는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말로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이날 열린 강연에는 SBS를 비롯한 각 언론사의 취재진과 200여 명이 강연회에 참석했는데 조갑제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 젊은 층이 나라를 바로잡는데 앞장 서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준 기자] ljdream@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