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 네티즌의 여론광장

사이트 게시판에는 "같은 하늘아래 사는 것조차 싫다.. 아니, 웬 간첩, 반국가단체 구성원이였던 사람들이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니, 아하! 통탄할 일이다. 어쩌다 나라가 이꼴이 되었는지..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로 간판을 바꾸는게 더 낫지 않느냐"는 등의 글들이 '봇물'을 이뤘다.

자신을 박정은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아무리 사면복권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어디 쓸 사람이 없어서 전직 간첩을 조사관으로 채용하나.. 그런 사람들을 아무 거리낌없이 채용했다는 자체가 의심스럽다. 그러니 동료 남파간첩과 빨치산을 민주인사라고 하는 망발이 나오는 것 아닌가. 이런 의문사 위원회는 3기고 4기고 필요없다. 국론분열을 노리는 저의가 무엇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40대초반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한 네티즌은 "전부 퇴출시켜라. 그렇지 안으면 당신네들이 아무리 진실하게 조사를 하더라도 국민들에게는 호응을 받지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석호로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은 "현재 의문사위의 논리대로 하면 인민해방 전쟁을 일으킨 김일성 주석과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김정일위원장도 민주화 인사라고 생각해야 하나.. 올 국방 백서에는 북을 주적이라고 표현한 것도 삭제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뭔지 헷갈린다"고 표현했다.

또 자유시인이라는 이름으로 등록한 네티즌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간첩(이들은 우리의 자유민주체제를 파괴하려는 자임) 출신 전과자들이 바글거리다니.. 그러니 빨갱이, 간첩들을 민주화 인사로 둔갑시킬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이름을 간첩위원회로 바꿔라"며 정부의 인사개념을 강력 질타했다.

민원기라는 네티즌은 "의문사위가 만든 취지는 정말 좋은데.. 거기에 간첩이 있다는 게 사실이냐"면서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났길래.. 들어와 봤다"고 밝히고 "전직 간첩생활 하다 감옥갔다 오고 했다는데..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일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요즘 일자리도 시원찮은데 자신도 갈 수 있는 방법 좀 알려달라.. 간첩생활에 감옥까지 갔다왔는데도 대통령소속 위원회에서 일하구.. 부럽다"는 등의 비판을 퍼부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의문사진상규명위가 "관련자 모두 사면.복권 된 사람들이어서 법률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매우 강한 반발을 나타냈다.

극우파라고 등록한 네티즌은 "그럼 전과 10범이라도 죄값을 치루면 경찰로 채용해도 되겠네.. 그럴수 있나.. 의문사위 ×자식들아.. 너희부모를 죽이려고 하던 사람을 죄값 다치루면 너희 부모 비서 시킬래"라며 분노를 쏟아 냈다.

이 네티즌은 또 "간첩이 군사령관을 조사해.. 김정일한테 나라를 갖다바쳐라.. 그리고 여기 이름 바꿔라. 대통령 소속 의문사~~하지말고 김정일국방위원장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로.. 너희는 자손대대로 저주받을 거다.. 호국영령들한테.. 길에 있는 ××만도 못한 ×들.. 이런 것들이..무슨 국가기관 공무원들이냐"고 성토했다.

또한 자신을 북극성1호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의문사위원회에 빨갱이 간첩으로 4-8년씩 감옥갔다 온 자들이 3명이나 수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이들 간첩출신들이 전직, 현역 대장 장성,경찰간부들 줄줄이 소환 취조하여 감옥보내고 있다고 한다.. 저도 간첩출신으로 김정일위원장을 신처럼 모시고 살고 있다.. 요번에 의문사위원회에 저 한명 더 채용해 달라.. 군대 장성, 행정부 수구파 골통들 모조리 잡아다 주리를 틀고 빨갱이 국가 만들도록 하겠다"며 의문사위를 인적구성에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의문진상규명위에 대한 이같은 비판론에 맞서 의문사위와 정부의 적극적인 대변 역할에 나선 네티즌들도 만만치 않았다.

밝히리라는 이름의 등록자는 '간첩출신은 아니지만 의문사위가 한 명만 더 채용할 수 없느냐'는 네티즌을 향해 "이상한 '헛소리' 말고 경찰서로 가라.. 님도 '양심고백'을 한 것인가.. 양심고백은 그렇게 째째하게 남을 헐뜯으며 자신을 감추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강력 반박했다.

이 네티즌은 또 "의문사위에 간첩은 없다고 했다.. '신문' 같지도 않은 '전단지'만 보지 말고 제대로 된 신문과 TV 뉴스 좀 보라"며 충고하기도 했다.

닭대가리로 자신을 소개한 네티즌은 "신문은 조.중.동만 보나... 50년 헌정사상 이러한 개혁성 있는 정부도 보기 힘들다.. 의문사위의 건투를 빈다"며 의문사위를 적극 대변했다.

'국론분열' 갈수록 심각한 상태
모든 문제의 원인제공은 청와대

한편 네티즌들의 이러한 반응은 이번 의문사위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참여정부들어 유난히 많이 발생하는 각종 이슈들의 최초 시발점 대부분 정부측에서 그 원인이 발생되고 있다.

노무현대통령의 지나친 언행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고, 청와대 참모들의 보수언론에 대한 속칭 '막가파식'발언은 이제 그 선을 넘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분위기다. 또 지난 13일에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저질패러디 사건이 불거진 것도 청와대가 문제의 원초적 발단을 제공했다.

여기에다 다수석을 앞세운 열린우리당의 청와대 지원형태는 '국민들의 실제 여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안하무인(眼下無人)격'이라는 일부 여론층의 지적도 그냥 간과해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 절반 이상은 현 정부의 각종 정책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민생현장 역시 정부의 경재회생 정책에 대한 질책성 발언들이 대거 쏟아지고 있지만,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아니다 또는 지나친 비약이다.. 언론보도만 믿지말라'는 표현 등으로 점점 분열되고 있는 여론 추스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한편 이같은 국론분열 현상은 현재 정치권과 언론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분명한 근원을 찾아 문제점들을 개선.보완 할 수 있을 때 만이 가능하다. 또 그러한 바탕 밑에서 진정한 민주화운동규명이나 '상생(相生)'의 정치장 마련도 가능할 것이란 지적도 팽배하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