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일부학교 주변 '치마바람' 성행.. 교육부 제도시행 앞서 철저한 대비책 마련해야 - 내년 1학기부터 각급 학교에 학부모감사청구제도가 도입돼 교육분야의 부정척결 및 투명한 교육행정 풍토조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학부모감사제도청구 실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깨끗한 교육풍토를 만든다는 방침 아래 그간의 정책연구결과를 갖고 교직단체, 학부모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13일 가지면서 본격화 되게 됐다.

특히 학부모감사제도청구제도 도입은 현재 학부모 등이 학교.교육청 등의 비리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해 정부에 민원을 제기할 경우 행정편의적 시스템에서 '교육수요자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주는 시스템으로 전환된다는 데 커다란 의미를 갖고 있다.

또 그동안 국민감사청구제에서 사립학교가 배제됐던 문제점도 보완할 수 있게 되고 보다 쉽게 학부모들이 감사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교육부는 감사청구의 남용방지 및 무분별한 감사청구의 남발 등을 방지하기 위해 학부모단체.교직단체.시민단체 등이 추천한 심사위원으로 구성된 '학부모 등 감사청구심사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게 할 방침이다.  

교육행정에 학부모의 참여확대를 통한 이 제도가 도입되면 교육기관의 현장변화를 촉진하고, 교육분야의 부정척결과 투명한 교육행정 풍토를 조성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현재 학부모감사청구제도 도입과 관련, 초.중등학교 학부모의 58.1%가 제도의 도입을 찬성한 반면 교장은 85.1%, 교사는 75.8%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제도 도입에 현직 교사들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가 공청회에 앞서 실시한 현직교사 설문조사에서는 또 대학.학부모의 경우는 62.8%(대학생만은 73.3%)가 찬성했고, 사학법인의 경우는 78.4%, 교직원은 60.9%가 반대한다고 밝혀 제도도입까지는 적지 않은 찬반논란이 빚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현직 교사들의 부정적 입장견지는 감사청구제도실시에 따른 청구기관이 각 학교의 관할 교육청으로 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2005년 1학기부터 학부모감사청구제도를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청에, 고등학교와 지역교육청은 시도 교육청에, 대학과 시도 교육청은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급 학교의 경우 지금까지도 지역관할 교육청에 모든 것이 통제돼 왔는데, 학부모감사청구제도가 도입되게 되면 관할 교육청에 앞으로 더 많은 통제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 심리적 부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또 현재 초.중.고 등에서는 학교장의 자율적 교육지침이 교사들의 수업방식을 크게 좌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학교장에 위임된 권한을 자연 통제될 수 밖에 없어 교장들 대부분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교육부가 지금까지의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좀더 투명하고 공정한 학교교육 환경을 조성하고자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학부모감사청구제도는 현직교사들의 찬반 논란을 떠나 매우 유익한 제도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학부모감사청구제도의 도입에 따른 갖가지 부정적 측면도 교육부가 미리 고려해야 할 사안으로 지적된다. 즉, '학연' '혈연' '지연'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국내 사회풍토 속에서 제도의 도입에 따른 또 다른 문제들을 사전 방지 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전국의 일부 학교주변에서는 아직도 몇몇 입김 센 학부모들의 '치마바람'이란 단어가 없어지지 않은 상태고, 일부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교육욕심'은 또 다른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함께 '지역 유지' 및 '토착세력'들의 관할 교육청과의 밀착관계 유지 등이 가져오는 부작용도 교육부가 제도 시행에 앞서 미리 고려해야 될 부분이다.

한편 교육부의 이번 학부모감사청구제도 청구 실시는 기존 학교교육의 투명화를 이끌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인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들의 발생으로 제도실시의 목적이 훼손되게 된다면 학교교육은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김재경/사회전문 대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