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부, 각 해운업계에 주의령.. 합참, 3천2백톤급 대형 구축함 '광개토함' 해상호위 배치 - 이라크 테러단체가 중동을 오가는 한국 선박에 대해서도 테러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해운업계가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또 해양수산부와 합동참모본부 등 정부에서도 만일을 대비해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지난 7일 '이라크 이슬람군 총본부'라고 밝힌 한 단체가 국내 한진해운을 비롯한 국내외 9개 해운회사를 테러 대상으로 지목한 글이 아랍계의 한 인터넷사이트에 올랐고, 국가정보원이 이 내용을 확인하면서 선박 테러위협은 기정사실화 됐다.

이에 따라 10일 현재 해양수산부는 외교부 등 재외 공관 및 관련국을 통해 추가 정보 파악에 착수하는 한편 국내 선박의 안전 운항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해수부는 또 관련 해운업계에 공문을 보내 각종 테러에 대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와함께 해수부는 국정원에서 테러 위협에 대한 정보를 수집중에 있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종합상황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밝혔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중동지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에 테러 주의령을 내리는 한편 민간선박들에 대한 해상 호위를 3천2백톤급 대형 구축함인 '광개토함'이 맡도록 결정했다.

이라크 테러단체가 위협을 가하고 있는 국내 선박은 10일 오후 1시 현재 선박 7척(원유선 4, 컨테이너선 1, 벌크선 2척)이 중동지역에 정박 중이며, 테러단체가 대상으로 지목한 한진해운의 운항어선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지역을 오가는 국내 정기선은 6개 해운사 소속 49척으로 대부분 유류와 가스 등 에너지 운반선이며, 일부는 자이툰부대 군수물자수송을 위해 운항되고 있다.

테러단체, 군 수송물자 운반선 목표
한국군 추가파병 계획에 따른 사전 경고 수단

이라크 테러단체들의 이번 테러위협은 에너지 운반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선박보다는 군수 물자를 실어 나르는 선박들을 제1차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테러단체에 의해 피랍 살해된 김선일씨 사건 역시 정부의 국군 추가파병 결정에 따른 반감의 일환이었던 것이고 보면 이번 국내 선박에 대한 테러 위협 역시 추가파병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합참은 현재 모든 가능성을 동원해 민간 선박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지만, 이들의 최종 목표가 이라크 추가 파병계획에 있다는 점을 감안, 이번 테러위협 사태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국군의 파병시기가 오는 8월과 9월로 결정돼 있는 만큼 앞으로 약 2달간 정도는 한시라도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해운업계 초 긴장 사태 돌입
운항 차질.. 경제 전반 악영향 우려
  
이라크 테러단체의 테러 위협이 사실화되면서 선박업계는 때아닌 초비상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일단 모든 운항계획을 전면 수정해서라도 선원들의 신변안전에 최선을 다 한다는 분위기다.

물론 지금까지는 각 해운사마다 기존의 운항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로서는 이번 테러단체의 경고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추가 테러 위협이 있거나, 만일 타국 선박들에 대한 테러가 실제로 이어질 경우 국내 선박의 운항노선 수정은 불가피하다.

국내 선박들에 대한 이번 테러 위협은 가뜩이나 불안한 국내 유가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고, 외국 무역업자들의 국내 선박 이용 기피현상도 배제 할 수 없어 테러위협은 국내 경제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전망이다.

김재경/사회전문 대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