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층, 불량식품 문제 어제오늘 일 아닌데 정부는 그동안 뭐했나 '불만'고조 - 최근 불량식품 유통 문제가 사회문제화 되면서 정부가 강력한 단속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검찰은 '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할 정도로 부정식품 유통 사범들에 대한 척결의지를 천명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대책은 국제사회에 대한 한국식품의 이지미를 손상시킨 뒤의 조치여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10일 일본의 경우 한국에서 수입한 만두중 불량만두로 인한 자국민의 피해보상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국제적 망신살까지 뻗치고 있다.

사태가 이렇게 심각해지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8일 불량식품 유통 문제와 관련해 모든 정부기관과 수사기관이 나서서 체계적이고 철저하게 단속하고 수사를 벌일 것을 지시했다. 노 대통령은 또 처벌규정을 강화해서라도 식품 관련 범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하라며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불량식품 문제로 인한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진 직후 대검찰청은 10일 형사부 식품전담검사는 물론 특수부 검사들까지 대거 동원해 부정.불량식품과의 전쟁을 본격 선포하고 나섰다.

검찰은 오는 10월 31일까지 '부정식품사범 특별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지검.지청에 '부정식품사범 지역 합동수사반'을 설치, 부정.불량식품 제조.판매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하라고 지시하고, 다음주 중 '전국 부정식품사범단속 전담부장검사회의'를 소집해 강력한 세부 단속지침을 시달하고 실효성있는 단속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검찰의 부정식품 유통에 대한 단속 대상으로는 불량 첨가물이나 유해물질을 함유한 식품, 유통기한이 경과되거나 변질된 식품, 원산지를 허위 표시한 식품, 농약을 사용한 콩나물과 고사리 등 각종 부정식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행위 등이다.

이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들 만두제조업소 25곳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2003년 이후 무말랭이 사용업소는 13곳, 이전에 사용한 업소는 12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적발업소 중 재고를 보관중인 진영, 삼립, 고향냉동식품 3개 업소의 재고량 약 2만515 kg을 현지 압류조치하고 5만4330 kg 상당은 영업자가 자진 회수 폐기토록 하고, 이미 유통, 판매된 제품은 지방청 및 각 시도(시,군,구)를 통해 수거 폐기하는 한편 영업자에게 신속히 자진회수 할 것을 지시했다.

                  <식약청이 공개한 불량만두속 제조 유통업체>

그러나 이번 적발된 일부 식품제조업자들의 불량만두속 제조 판매행위로 인해 소비자들의 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소비자들의 소비형태와 식생활 환경의 변화로 대형 할인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분식과 깁밥집 등이 성행을 하고 있는 추세여서 불량만두속 제조유통은 사태는 소비자들에게 매우 불쾌하고 충격적인 내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분식집 등을 즐겨찾는 일부 소비자층은 정부의 이같은 뒤늦은 대책에 분통을 터트리는 한편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또 국내 불량식품 유통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정부는 그동안 '주먹구구식' 식품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공직자들 역시 '무사안일한 업부태도'로 일관하다보니 오늘과 같은 사회혼란을 부추기는 원동력이 됐다고 지적했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