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 주장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따른 시민들의 촛불집회 행렬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이를 불법행위로 간주하고 강력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따라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과 경찰의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경찰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탄핵 정국 찬반집회를 빙자한 불법 집회에 대해 강력 대응한다는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의 국정운영 방침에 따라 이를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에 따라 엄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찰은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소공원에서 열릴 예정인 주간집회만 합법으로 인정하고 야간 집회는 자제 촉구와 해산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장시간 도로 점거가 이뤄지면 강제 해산과 주동자들의 사법처리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같은 경찰의 촛불시위 강력 대응 방침은 노무현대통령의 탄핵 찬.반 시위가 17대 총선과 연계한 선거운동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시위문화가 계속되면 일반 시민들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행 국내 집시법 10조는 일출시간 전,일몰시간 후의 옥외집회는 허용하지 않으며, 부득이할 경우 주최자가 미리 신고할 때 관할 경찰서장이 질서유지 조건을 붙여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경찰은 노사모와 국민의힘 등 노무현 대통령 지지단체가 지난 7∼12일 여의도 등지에서 연 집회와 탄핵무효 범국민행동이 13∼14일 광화문 등지에서 연 집회를 사전신고 없는 불법집회로 규정,주최자 10명에게 출석요구서를 발부했다.

또 최근 탄핵규탄 관련 불법행위자 36명 중 국회에 차량을 돌진시키거나 차량에 불을 지른 2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국회 폭파위협 등 협박 전화를 한 9명을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경찰의 강력 대응 방침 발표 이후 크게 반발하면서도 '준법'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들은 '탄핵무효 범국민대회'란 명칭을 '문화한마당'으로 개선해 시위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찰은 현행법상 '집회'가 '문화행사'로 간주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어 양측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