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시스템 구멍.. 제설작업 늑장 대처
난데없는 3월 폭설로 국가 대동맥인 고속도로가 30시간 이상 전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것은 정부의 총체적 위기관리 시스템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상청은 폭설이 쏟아지는 상황을 보고서야 뒤늦게 대설주의보를 내렸고, 정부는 고속도로가 이미 마비돼 시민들이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대책조차 세우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 하는 바람에 시민들의 고통을 더욱 길게 이어졌다.

충청권 폭설로 고속도로 정체현상이 빚어진 것은 지난 5일 오전 7시 전후부터였다. 남이분기점 부근에서 차량이 미끄러지고 서로 엉킨데 다 폭설이 쏟아지면서 고속도로 상황은 급속히 악화됐다.

상황이 그런데도 도로공사는 오후 2시에야 고속도로 차단방침을 발표했지만 이미 차단구간 내에는 1만여대의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뤘고 제설장비의 진입조차 어려운 상황으로 변한 뒤였다.

특히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시민들이 차량을 두고 인근 휴게소나 고속도로 주변 상가로 대피하는 바람에 고속도로는 때아닌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런 상황은 6일 오후까지 계속되면서 1만여대의 차량이 30시간 이상 고속도로에 갇혔음에도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었던 셈이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차단한 당일 제설장비를 156대나 보유하고 있었으나 차량들이 고속도로에 갇혀 있던 밤사이에는 전혀 가동을 할 수 없었고, 폭설에 따른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해 제설장비가 고속도로에 진입조차 하지 못했다.

또 하행선이 막혀 상행선으로 되돌아가려는 운전자들이 수없이 많았지만 정부는 고속도로 안전을 놓고 우왕좌왕하다 고립상태가 만 하루 넘게 지속된 6일 오후에야 반대 차선을 가변차선으로 운영키로 하는 뒷 북 대책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고건 총리 주재로 폭설관련 관계장관회의를 연 것은 이미 1만여대의 차량이 고속도로에서 꼬박 밤을 새운 뒤인 6일 오전 10시, 이 때도 부처와 관계기관 혼선으로 제설작업과 고속도로 운영체계 변경,구호조치 등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폭설이 쏟아지는 오후 5시에 뒤늦게 대설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늑장 예보로 알관해 관계기관의 안일한 대응을 그대로 나타냈다.

한편 이번 폭설이 가져온 정부와 관계기관의 무사안일 한 대응 자세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이같은 불시 재난에 긴급 대응할 수 있는 국가 재난대응시스템 구축도 매우 시급한 상황이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