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사건’ 수사를 위해 지난 14~15일 참고인 조사에 응했던 육대권 전 옵셔널벤처스 과장은 18일 “조사실에 가보니 검찰이 김씨 수사를 하려고 이미 사과박스 4~5개 분량에 달하는 2000~2002년 관련 자료들을 다 확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육씨는 김씨가 운영하던 옵셔널벤처스의 회계 책임자로, 지난 2002년 1월 사장인 김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기고 송금 지시를 거부하다가 해고당했었다.

육씨는 이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사실은 서울중앙지검 10층에 마련돼 있었는데, 책상에 과거 BBK, LKe뱅크, 옵셔널벤처스의 재무제표, 회계자료, 계좌추적 내용, 당시 직원들의 급여명세표와 국민연금 내역까지 수북이 쌓여 있었다.”고 했다.

과거 회사 동료들도 각기 다른 방에서 참고인 조사에 응했다고 한다.

육씨의 경우, 14~15일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5시간 동안 받았는데, 주로 이명박 후보와 김씨와의 관계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BBK와 LKe뱅크 사무실이 결국 같은 곳인데, 그럼 이 후보도 BBK와 관련 있는 게 아니냐”, “이 후보는 2001년 4월 김씨와 동업 관계 청산 전 사무실에 몇 번이나 나왔나”, “동업이 끝난 뒤에 이 후보와 김씨 간의 금전적 거래가 있었느냐”, “옵셔널벤처스 인수 작업에 이 후보가 관여했느냐” 등이었다.

또 육씨는 검찰이 모아놓은 자료 더미에서 옵셔널벤처스 자금 흐름과 관련해 검찰이 필요로 하는 증빙 서류들을 찾아주는 작업과, 자신이 기억하는 김씨의 문서위조 사례 등을 설명해줬다고도 말했다.

육씨는 “이 후보는 김씨와 동업할 때도 1주일에 한 번, 나중엔 한 달에 한 번 정도 구두 보고받는 게 전부였다”며 “내가 아는 한 이 후보는 동업 청산 뒤 김씨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 검찰에게도 이를 설명해줬다”고 했다.

<김봉기 기자 knigh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