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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심리에 앞서 검찰 측은 이번 사건을 개인의 사생활이 걸린 문제인 만큼 비공개 재판으로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부산지법 형사15단독 이중교 판사는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 부인이 신청한 '증인심문 비공개' 요청에 대해 "고소인 측의 비공개 재판 청구를 검토한 결과 한 나라의 대통령이 관련된 사건인데다 국가 안녕과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어 증인 심문 부분은 공개 정지를 선고한다. 이후 절차는 공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비공개 재판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 서석구 변호사는 "재판장이 증인심문 비공개를 결정하면서 재판의 당사자인 피고인과 변호인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며 "증인 비공개 심문은 불공정 재판을 초래하기 때문에 법관기피를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 판사는 법관기피 결정 후에 증인심문을 실시하겠다며 공판 중단을 선언했다.

변호인이 법관기피 신청을 할 경우 해당 법관과 법원은 결정으로 이를 각하할 수도 있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받아들일 경우 법관 소속 법원의 합의부가 결정하여 판결한다.
따라서 판사에 대한 기피신청 관련 재판을 한 뒤 명예훼손 여부를 가릴 전망이어서 이번 사건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한편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킨 민미영씨는 법정까지는 나왔으나 증언은 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건을 방청하기 위해 서울 등지에서 50여명의 시민사회 단체회원 및 시민들도 법정을 찾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또 공판 과정 중 변호인이 "검찰 측은 이번 사건을 터무니없게 처리하고 있을 뿐더러 법 집행의 형평성 또한 결여돼 있다"고 주장하자 방청객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는 등 공판 내내 법정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번 사건은 한상구씨가 지난 5월 13일 인터넷에 노무현 대통령과 형 건평씨의 사생활 관련 글을 올린 혐의(명예훼손 등)로 구속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한씨는 지난 3월 30일 노타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노무현 대통령의 숨겨진 딸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으며, 지난 4월 23일엔 부산 롯데백화점 앞에서 전몰군경 추모 및 정부부정 폭로 국민대회를 개최하면서 노 대통령과 형 건평씨 관련 내용이 적힌 피켓을 사진과 함께 게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씨는 현재 60여일 째 독방에 수감돼 있다.

한 씨의 담당 변호인 서석구 변호사는 이날 법정에서 "노무현의 숨겨진 딸 명예훼손 사건의 수사는 노희정(노건평의 호적상 딸)이가 노무현과 민미영(노건평의 호적상 아내)사이에 태어난 딸인가 아니면 노건평과 민미영 사이에 태어난 딸인가를 조사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고소인 민미영, 피해자 노무현, 관련자 노건평을 불러 수사해야 하는 것은 기본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미영을 대리한 변호사 정재성이 작성한 고소장과 대리인에 불과한 정재성 변호사만 불러 진술조서를 받은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며 "더욱이 민경찬(민미영의 동생)이 노무현을 자형으로 부르고 다닌 것은 노희정을 노무현의 숨겨진 딸이라고 공공연하게 인정한 셈이어서 민경찬을 불러 조사를 해야 옳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사를 한 이유는 정재성 변호사와 변호사를 동업으로 했던 노무현의 압력에 의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변호사에 의하면 민미영씨의 대리인을 받고 있는 정재성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둘째 누나의 사위이며, 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동업자이다.

지난 달 20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노 대통령의 숨겨진 딸과 관련된 진실과 허위는 당사자만 알 뿐, 법관도 검사도 변호인도 알지 못한다"면서 "노 대통령, 노건평, 민미영, 노희정의 DNA 검사를 신청했으며 민미영을 대리한 정재성 변호사는 "재판부가 결정하면 언제든지 실시하겠다"고 밝혀 법관기피 결정 이후 진실 공방이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방청객 중 한 사람인 한두홍(남,70세)씨는 방청객 중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모아 저녁 식사후 남은 돈 10만원을 서석구 변호사에게 전달하는 훈훈한 인정과 의분을 표시하여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배성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