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우리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발상
지난 21일 법원이 양심적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선고를 내리면서 병역법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일부 시민단체 등 개혁성향을 띤 단체들은 아예 이번 기회에 '대체병역법'을 법제화하자는 목소리까지 불거지고 있어 주목된다.

시민단체들은 이미 '양심적 병역거부권 연대회의'라는 단체를 형성, 다음 국회에서 병역법에 대한 대체입법 추진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반면 보수성향의 여론층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을 다른 법으로 대체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발상일 뿐 아니라, 국방에 대한 책임감 망각 및 고의적 기피자까지 양산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간 충돌도 우려된다.

이같은 진보층과 보수층의 병역법 논란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1일 서울남부지원의 이정렬판사(35)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부터다. 
 
무죄 판결을 내린 판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회 각 여론층에서는 이번 무죄 판결을 두고 갖가지 해석을 내놓으며 찬반논란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사회 각 여론층에서는 "국민의 3대의무중 하나인 병역의무가 과연 양심적 거부선언으로 정당화 될 수 있느냐.. 정치권이 개혁한다고 하더니 법원도 개혁바람이 불고 있는 거냐.. 양심적 병역거부의 기준을 어디다 둘 것이냐" 등등 수많은 해석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양심적 병역거부권 연대회의' 등 진보 세력들은 대체법안 추진에 앞서 대체복무위원회의 설치 등 다양한 검증방법을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대체복무법'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적 성향의 여론층은 남북이 아직도 냉전의 시대를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이러한 현실들이 우리 실정에 어울리는 제도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권에 대한 법원의 무죄선고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병역법과 '대체복무법'으로 인한 찬반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무죄선고의 주인공인 이정렬판사(서울남부지법. 35) 판사는 24일 불법 시위를 주도한 공무원노조 집행부에 대해서도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한병희 기자 by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