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조사결과를 접한 국민들과 정치권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향후 정치적 파장과 국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잇다. 일한 가운데 정당이나 개인의 성향별로 다른 반응을 보였으나 송 교수 사건이 그동안 잠복했던 남남갈등을 다시 증폭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 교수에 대한 국정원의 조사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아무리 너그럽게 이해한다 해도 송 교수의 친북 행각은 학자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는 지적이 우세한 편이다.

입국을 전후해 자신의 행위를 털어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을 텐 데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도 유감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정법이 있는 만큼 혐의 내용은 철저하게 밝히되 그 처리는 이성적이고 전향적인 방향에서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청와대는 말을 아꼈다. 윤태영 대변인은 "조사가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가 입장을 표명할 수는 없으며 논평할 게 없다"고 밝혀 당혹 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고영구 국정원장 사퇴와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청와대-국정원-일부 언론-재야단체를 하나로 묶어 대대적인 이념공세에 나서면서 정치 쟁점화를 강력하게 시도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지난 1일 국정원 국감이 파행으로 끝난 뒤 최병렬 대표 주재로 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열어 "송 교수 사건은 건국 이후 최고위급 거물 간첩 사건"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공소보류 의견을 낸 사실을 뒤늦게 시인한 고영구 원장에 대해서는 위증을 문제삼아 사퇴를 요구했다.

검찰이 법대로 수사하지 않은 경우 한나라당은 송 교수 사건 자체뿐만 아니라 귀국경위와 국정원 조사과정, KBS의 편향 보도 문제 등을 모두 포함하는 국정조사 또는 특별검사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고강도로 압박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김성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법 절차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무게 중심을 한나라당 쪽 주장을 지지하는 듯 했고 박주선 의원은 한발 더나가 “송 교수가 뉘우치지 않는다면 사법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