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불법 대선자금' 수사 중간발표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가 삼성에서 30억원을 받은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노무현 후보 캠프의 불법대선자금 규모가 백억원을 넘어섰다.

이로써 노무현 후보 캠프의 불법자금 규모는 한나라당의 10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기록됐다.

안희정씨는 삼성에서 채권 15억원, 현금 15억원 등 30억원을 제공받았고, 롯데에서 임원 개인 명의 후원금 1억원을 포함해 6억 5천만원을 수수했으며 태광에서도 5억원, '확인이 안된 기업'에서 4억5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냈다.

삼성을 제외한 다른 기업의 경우는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액수가 조금씩 늘거나 줄어들어서 노무현 후보 캠프의 불법대선자금은 110억대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재현 전 재정국장이 두산에서 후원금과 당비 형식으로 모두 15억원을 불법 모금하는데 관여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가운데 지금까지 알려진 삼성의 불법대선자금은 370억원대였으나 채권이 30억원 정도 줄어 340억원으로 대로 파악됐다.

이와함께 검찰은 한나라당이 삼성에서 받은 채권 300억 가운데 138억원을 지난해 11월초, 대선자금 수사가 시작된 직후 김인주 삼성 구조본 사장에게 반환한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수사가 시작된 이후에 불법자금을 돌려주는 것은 죄질을 판단하는데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모금에 직접 관여한 단서는 없지만 계속 수사해야할 필요는 있다고 말해 지금 당장 소환조사 할 단서는 없지만 관련자에 대한 조사에서 증거가 드러나면 총선 이후에 소환할 계획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 전 총재가 대선 패배 직후인 지난해 1월 미국으로 출국할 당시 서정우 변호사에게서 불법자금 3억원을 수표로 제공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서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과 김영일 의원, 노무현 후보 캠프는 이재정 씨와 이상수 의원 등 모두 13명의 정치인을 구속기소하고 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해종건에서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김원기 상임고문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입증되지 않아 무혐의 결정한다고 밝히고 부산지역 기업을 상대로 모금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던 한나라당 김진재 의원에 대해서도 사안이 경미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불법자금을 수수한 것으로 드러난 박병윤. 이호웅. 신계륜 의원에 대해서는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짓고 불구속 기소할 방침을 정하고 총선 전까지는 정치인 수사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정우 변호사가 삼성에서 받은 채권을 개인적으로 보관하면서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대선자금 유용 정치인에 대해서는 수사를 이어나가되 소환조사 등 본격적인 수사는 자제하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불법 정치자금 대부분이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자금을 제공한 점과 어려운 국가경제 등을 고려해 기업인은 가급적 불구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날 "기업의 경우 대부분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자금을 '확인이 안된 기업'에서 4억5천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밝해 불법자금을 제공한 기업인에 대해서는 가급적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안 중수부장은 삼성과 현대차, 동부그룹과 부영 등 4개 기업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 앞으로도 당분간 수사가 계속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