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두환 前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분산,은닉 재산 찾기 쉽지 않을 듯
전재용씨의 170억원대 괴자금과 관련해 검찰은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방문 조사했다. 이로써 지난 96년 '전.노비자금' 수사 이후 8년만에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검찰의 조사를 받게됐다.

검찰은 그동안 방문 조사 일정을 놓고 전두환씨 변호인 측과 의견 조율을 한 만큼 조사 자체는 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전두환씨가 일단은 참고인 신분이고 국가 원수를 지낸 만큼 방문 조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 씨를 상대로 재임 시절에 조성한 2천억원대의 비자금 가운데 73억여원이 차남 재용씨 에게 흘러 들어간 경위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73억원 외에 천6백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잔여 비자금의 사용 처도 조사 대상이어서 이른바 '전두환 비자금'의 실체가 밝혀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96년 '전.노 비자금' 수사 당시 검찰은 전두환씨가 88년 2월 퇴임 무렵 재임시절에 조성한 비자금 가운데 모두 "천6백억원 정도를 남겨 장기채권이나 현금, 은행 예금 등으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비자금의 실체를 확보하는데 실패했고, 이후 이 돈은 돈 세탁 과정을 거쳐 은닉돼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추적하던 중 아들 전재용씨 괴자금의 꼬리를 잡았다.

하지만 재용씨 사건에서도 비자금이 노숙자 명의의 차명계좌로 관리됐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예상외의 복잡한 방법으로 분산,은닉돼 있을 가능성이 커 비자금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 씨는 지난해 법원에 낸 재산명시에서도 전 재산이 29만원뿐이라며 비자금의 존재를 전면 부인해 왔었기 때문에 이번 방문 조사에서도 '전두환 비자금'에 대한 별다른 수사 단서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검찰은 일단 방문조사를 한 뒤에도 필요할 경우에는 추가로 소환 조사할 가능성을 열어 놓는 등 이번 조사를 통해 '전두환 비자금'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