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두사람 사이 특수관계 규명 주력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썬앤문 그룹의 문병욱 회장과 김성래 부회장이 사업적 동지에서 서로 맞고소하는 앙숙관계로 변했다. 두 사람의 이같은 관계로 인해 이광재씨 금품수수 등이 불거져 나왔다.

김성래씨는 썬앤문 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가 시작된 직후인 지난 2002년 3월 썬앤문 그룹 부회장으로 영입됐다.

당시 썬앤문 그룹에서는 김씨를 통하면 세 감면이 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인데 마땅한 사회적 지위가 없었던 김씨와 손잡고 싶었던 것이다.

이 두 사람이 만난 3개월 뒤 썬앤문 그룹은 예상됐던 추징액 백십여억 원에 훨씬 못 미치는 23억원의 세금을 부과 받음으로서 김씨의 로비는 일단 대성공했다.

그러나 세금감면 능력을 반신반의하던 문병욱 회장은 이 때부터 김 씨를 완전히 신뢰하게 됐고, 앞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대선정국을 틈타 김씨와 함께 정관계 로비를 더욱 확대해 나간다.

하지만 2개월 뒤 김씨가 썬앤문 소유의 골프장 회원권을 이용해 농협으로부터 115억 원을 무단으로 대출 받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악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문 회장이 담보로 제공된 회원권과 제출된 이사회 회의록이 위조됐다며 김씨를 고소했고, 김씨는 문 회장의 관공서 금품로비 사실을 맞고소로 이어졌다.

김 씨는 이로 인해 지난해 5월 구속됐고 문씨도 추후 다른 비리가 드러나 역시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농협대출에 문 회장도 개입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문 회장은 김씨가 처음부터 사기를 벌일 계획으로 자신에게 접근해 왔다고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두 사람 사이의 이 같은 특수한 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앞으로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수사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사람 사이에 지금까지의 동반자적 관계에서 서로 앙숙관계로 발전하는 등 상호 책임을 전가하는 폭로전이 예고되고 있어 자칫 대통령 측근 비리 특검이 이들의 말 한마디에 수사방향이 흐트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