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권에 대한 계좌추적도 병행-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지난 대선 당시 한나라당이 삼성그룹으로부터 받아 사용한 금액중 일부에 대한 사용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미 돈의 전달 액수와 사용처 등이 확인된 기업과 정치인들을 상대로 수사의 강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의 제공 혐의가 포착된 일부 기업들에 대해 다음주부터 강도높은 수사를 펼친다는 방침이어서 재계에는 또 한번 된서리가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날 안대희 중수부장은 "서정우 변호사가 삼성에서 받아 한나라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채권 112억원의 행방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중수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결국 한나라당에 건네진 삼성그룹 채권의 사용처가 일부 확인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검찰은 현재 확인된 채권의 사용 내역을 추적하는 한편 일부는 아직 다른 곳에 보관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 채권이 전문조직에 의해 돈세탁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쳐 나가고 있다.

한편 검찰은 다음주초부터 LG와 삼성,롯데,한화,한진,금호,두산,효성 등 기업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돈의 전달과정과 세금포탈 부분에 대해 불법성이 있는지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여 불법적 내용을 가려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의 이같은 수사 강행 계획은 오는 6일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이 활동을 시작하는데 다, 불법 대선자금 제공 부분의 일부는 특검과 중복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또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이 마무리되기 전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를 어느정도 마무리지어야 하는 시간적 부담도 떠 안고 있는 것이 검찰의 현 실정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수사협조 요청' 의사를 전달했지만, 정치권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협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재처럼 정치권이 계속 책임의식을 회피하고 '제식구 감싸기'에만 몰두한다면 검찰은 사전구속영장 청구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방침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