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을 앞두고 삼성그룹이 한나라당 쪽에 전달한 불법정치자금 가운데 채권으로 건너간 112억원의 현금화 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중순쯤 불법선거자금의 규모와 사용처 그리고 개인유용 정치인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삼성이 한나라당에 제공한 액면가 112억원의 채권에 대해 구속된 서정우 변호사는 "채권을 받아 곧바로 현금으로 바꿔 당에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나 환전 과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아직 현금으로 전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삼성이 전달한 채권의 현금화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이번 수사의 가장 중요한 항목" 가운데 하나라고 밝혀 다른 용도에 쓰였다는 단서를 상당부분 확보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검찰은 또 4대그룹 외에 롯데와 한진, 금호와 한화 등에 대해서도 구조조정본부장을 최근 소환해 비자금 조성경위와 불법대선자금의 규모에 대해 조사한데 이어 이달 말부터 대기업 구조조정 본부장급 인사들을 공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

또 정치권에 대해서는 각 당 선대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여야 의원들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계좌추적을 통해 불법대선자금의 단서가 상당부분 추가로 확인됨으로 자금의 규모와 사용 처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재경 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