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중인 검찰은 12일 노무현 대통령의 최 측근 안희정씨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전격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안희정씨가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으로부터 '썬앤문 돈 1억원'을 전달받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밖에도 안씨가 여러 기업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단서를 포착했다고 밝히면서 "노무현 후보 캠프에서 상당한 액수의 불법 대선자금이 모금됐다"고 밝혀, 안씨가 받은 돈이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날 검찰에 출두하면서 안씨는 "이광재 씨로부터 썬앤문의 1억원을 받아 민주당에 입금한 것이 맞다"고 시인하고, 그러나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또 안씨는 1억원의 영수증 처리 여부에 대해선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다른 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수수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검찰은 안씨를 상대로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썬앤문 문병욱 회장에게서 받은 수표 1억원을 실제로 건네 받아 민주당에 입금 시켰는지 여부와 지난 대선 때 기업들로부터 불법 수수한 대선 자금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안씨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인 뒤 불법 대선 자금 수수 혐의가 드러나면 이르면 13일 중으로 사법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 있다.

검찰은 그러나 이광재씨는 1억원을 전달한 것 만으로만 밝혀질 경우 단순 전달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씨에게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정치자금법 위반과 국감에서의 위증 혐의 등을 적용해 불구속 기소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의 대선 자금 수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측근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 측근 인사로 이어져 수사결과에 따라서는 노 대통령이 큰 상처를 입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