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당시 불법 정치 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LG가 지난 대선 전에 서정우 변호사를 통해 150억원을 불법 지원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돈을 받은 서 변호사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150억원의 사용처와 함께 삼성 등 다른 기업으로부터도 돈을 받지 않았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대선 직전인 지난해 11월 초에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인 최돈웅 의원이 당시 LG 그룹 강유식 구조조정본부장에게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의 요청을 받은 강 본부장은 전임자인 이 모 본부장의 소개로 서정우 변호사를 만나 돈의 규모와 전달 방법을 논의했으며, 강 본부장은 구조본의 이 모 상무에게 자금 마련을 지시했고, 이 모 상무가 서 변호사를 만나 지난해 11월 22일 150억원을 건넸다는 것이다.

LG측은 150억원을 2억4천만원짜리 박스 62개와 1억2천만원짜리 박스 1개 등 모두 63개로 나누어 이 모 상무가 LG상사 소유의 2.5톤 화물차에 싣고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주차장에서 서 변호사를 만나 트럭째 건넸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일단 150억원이 LG 그룹 대주주 갹출 금이라고 말하고 정확한 자금 조성 경위를 밝히기 위해 LG 그룹 핵심 관계자를 부르는 등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검찰은 이 돈이 한나라당에 어떻게 건네졌는지 또 구체적으로 어디에 쓰였는지도 집중 조사할 계획인 가운데 서 변호사가 LG 외에도 삼성 등 2-3개 기업에서 돈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돈을 받은 서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오늘 저녁 구속 영장을 청구하는 한편 서 변호사가 각 기업에서 모아진 불법 자금이 이회창 후보의 사조직인 부국 팀을 통해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서 변호사를 조사해 이회창 전 총재가 불법 대선 자금 모금 사실을 사전이나 사후에 보고 받았는지, 또 어느 정도까지 개입했는지를 확인한 뒤 이 전 총재의 소환 조사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조사를 위해 이 전 총재의 소환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검찰은 표면상으론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전 총재의 소환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해 필요하다면 소환조사 할 수 있다는 뜻을 강력히 시사해 수사의 최종 초점이 이 전 총재에 맞춰지고 있음을 간접 시사했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