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가 SK에서 다른 기업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들을 상대로 광범위한 내사작업을 벌여 불법성의 단서가 드러나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입장이다.

이런 검찰의 분위기는 최근 현대자동차 임원이 대검 중수부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은 것이 확인되면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이 임원을 상대로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측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에게 10억원대의 정치자금을 건넨 경위 등을 추궁하면서, 후원금이 적법하게 영수증 처리됐는지 여부를 비롯해 전달과정의 위법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또 삼성이 임직원 명의로 역시 이상수 의원에게 대선 자금 3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어, 현대차와 삼성 등 5대 기업이 한나라당에도 정치자금을 건넸는지 여부도 조사가 진행중임의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우리당 이상수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준 것으로 알려진 5대 기업, SK와 현대차, 삼성을 비롯한 롯데와 엘지에 대해 불법성의 구체적인 단서를 확보하면 철저하게 수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5대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을 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의 백억원 수사에서 '다른 기업들도 대선 자금 지원을 약속했으니 SK도 백억원 정도를 도와달라'고 진술한 점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에 수사의 개연성을 항상 열려있는 상태이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