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나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의 대선자금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하기로 하면서 검찰수사가 대선자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자금 관리를 맡았던 당시 업무조정국장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사흘째 조사를 받고 있는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에 대해서는 29일중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전 민주당 업무조정국장, 이화영씨는 29일 검찰이 통보한 출석 시간보다 한시간 정도 빠른 오전 9시10분쯤 검찰에 나와 대검중수부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씨는 열린 우리당 이상수 의원의 최 측근으로서,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에서 업무조정국장으로 일하며 대선자금 집행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 씨를 상대로 이상수 의원이 지난해 12월 SK에서 받은 25억원중 임직원 명의로 위장 처리된 10억원의 사용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또 당시 이상수 의원이 '5개 기업들로부터 선거자금 75억원을 받아 정식 회계처리하지 않고 이중장부로 관리했다'는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지난 대선에서 당시 여당의 대선자금 집행 실무책임자였던 만큼 만약 이중장부가 있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모르고 있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씨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할 것이 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 측에는 이중장부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해 놓았으며 필요할 경우 김경재의원도 불러 참고인 조사할 방침과 함께 이상수 의원 측에는 SK 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후원금의 영수증도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 이재현씨에 대해 사흘째 강도 높은 조사를 통해 최돈웅 의원에게 백억원을 받았고 이를 당시 선대위원장이었던 김영일 전 사무총장에게 수시로 보고했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이다.

검찰은 이재현 전 국장에 대해서는 백억원을 받아 적법하게 영수증 처리하지 않고 사용한 혐의를 적용 오늘 중 구속영장을 청구해 신병을 확보한 뒤 백 억 수수 과정에 당 차원의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와 사용처를 계속해서 조사할 방침이다.

또 이에 따라 김영일 전 사무총장에 대해 출국을 금지해 놓고 소환 날짜를 조율하고 있으며, 이르면 김 전 총장을 31일쯤 소환하고,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와 지난해 10월 이른바 '모금 대책회의'에 참석한 중진급 의원들도 조만간 잇따라 소환할 계획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