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돈웅 의원이 받은 백억원의 파장이 한나라당 대선 자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당시 한나라당 재정국장을 지냈던 이재현 씨가 27일 중 검찰에 소환됐다.

검찰은 당초 이재현 전 국장이 오전 10시 검찰에 나올 예정이었으나, 한나라당 측의 요청에 따라 소환시각을 오후 2시로 연기했다.

검찰은 이재현 전 재정국장이 검찰에 나오면 한나라당이 당 차원에서 백억 수수 과정 개입했는지 여부와, 지난해 10월 말 당 후원회를 앞두고 열린 대선자금 모금 대책회의에 참석했는지, 또 최돈웅 의원이 SK에서 백억원을 받는 과정에 당 내 어느 선까지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재현씨는 당시 재정국장으로서 대선 관련 자금의 출납을 실무적으로 책임지는 자리에 있었고, 최돈웅 의원과 김영일 당시 사무총장, 서청원 전 대표로 이어지는 선대위 재정 관련 라인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 씨가 불법선거자금 백억원의 수수 과정에 깊이 개입한 정황을 이미 포착하고 혐의가 드러나면 곧바로 사법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과 마찰이 예상된다.

검찰은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번주 중으로 대선 때 재정을 총괄했던 김영일 당시 사무총장과 서청원 전 대표 등 전직 당 지도부를 잇따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 SK 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도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규명한다는 방침이어서 대선 자금과 관련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송광수 검찰 총장은 한나라당의 특검 도입 주장과 관련해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국민의 대표 기관에서 국민의 진정한 민의에 따라 결정한다면 검찰이 승복할 수밖에 없다"고 밝히고 "원칙대로 앞 만보고 수사할 것"이라며 "국민들은 이번 사건을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에서 평가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해 강한 수사 의지를 강조했다.

석정희 기자 junghee@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