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이 SK로부터 백억원을 받은 과정에 한나라당 중진 3-4명이 함께 논의한 정황이 포착돼 검찰수사가 한나라당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오늘부터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재정국장 등을 소환해 조사한 뒤 이번주 중에 당시 지도부를 잇따라 소환, 당 차원의 개입 여부를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또 검찰은 이미 출국 금지된 이들 10여명을 상대로 백억원의 사용처와 당 지도부의 공모여부는 물론 조사하는 과정에서 SK 외에 다른 기업들로부터도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되면 이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실무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이번주 중으로 대선 때 재정을 총괄했던 김영일 당시 사무총장과 서청원 전 대표 등 전직 당 지도부를 잇따라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지난해 한나라당의 대선 후원회가 열리기 직전 최돈웅·김영일 의원, 재정국장 이재현씨 외에 당 중진 현역의원들이 이른바 '모금 대책회의'를 했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대책회의에는 나오연 당시 후원회장과 하순봉 선대위 부위원장, 김기배 의원 등이 함께 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검찰은 이들에 대해서도 백억원 수수 과정을 논의했거나 지시했는지 등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검찰은 필요할 경우 중앙당과 핵심관계자들의 계좌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재정국장 등 실무자들부터 혐의가 확인되면 바로 사법처리 한다는 방침이어서 한나라당과의 마찰이 예견되고 있다.
 
이와와 관련 김영일 전 사무총장은 26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최돈웅 의원이 받은 SK 비자금 100억원을 대선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시인하고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고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김영일 의원은 "떳떳하지 못한 돈을 선거자금으로 집행해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고백함으로서 한나라당이 100억원의 SK 비자금을 대선자금으로 사용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한편 오늘부터 줄소환 될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 대선자금 관련자들의 수사에서 검찰이 어떤 정황을 포착하느냐에 따라 이번 SK 100억 비자금 사건은 한나라당 등 정치권에 예상외의 파문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