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헛점 곳곳서 드러나.. 정부 교육정책 부실도 흉악범 양산 한몫 - 희대의 살인기계로 불려지고 있는 유영철(34)의 지난 10개월간의 살인행각은 풍요와 물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부작용 사례로 지적된다.

범인 유영철은 현재 밝혀진 것만해도 20명의 무고한 시민을 살해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초 서울 이문동에서 발생한 전모씨(여. 24)의 살인도 유씨가 저질렀다고 밝혀 그의 범죄행각은 갈수록 늘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아직 경찰은 범인 유씨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을 살해했는지 정확한 예측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다. 유씨는 경찰조사과정에서 처음 26명을 죽였다고 했다가 지금은 21명을 죽였다고 하는 등 진술을 번복하고 있어 수사경찰관들을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이다.

경찰은 유영철에 대한 그동안의 수사자료의 일부를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 자료도 오늘 수사가 끝나는 데로 검찰로 이관할 방침이다. 검찰 역시 이미 경찰에서 이관한 수사자료를 토대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에 배정,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번 경찰이 범인 유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가지 수사의 헛점도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최근 발생하는 흉악범죄가 대부분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또 흉악범들의 범죄동기가 '가진자에 대한 증오와 무차별적인 공격 대상의 선정'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지난 93년 5명을 살해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존파' 역시 부자들에 대한 증오심이 범죄의 근본 동기로 이어졌던 대표적 사건이었다.

이번 20명을 살해해 희대의 살인기계로 불리우는 유영철의 범행 동기 역시 "가진자에 대한 피해의식과 여성들에 대한 막연한 증오심"이 흉악한 범죄로 연결되고 있다.

가진자와 그렇지 못하는 자 사이에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이같은 피해의식은 흉악범죄라는 새로운 사회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흉악범들의 범죄 대상이 무차별적이고 대상을 가리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범죄의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철저한 계획아래 이뤄진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따라서 유영철의 충격적인 살인행각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있는 우리사회 모두의 책임으로 귀책 될 수 있지만, 특히 정부의 장기적인 경제회생대책 부재 현상도 이같은 흉악범죄 발생에 한몫을 하고 있다. 

예를들어 지난 몇 년 전부터 늘어나고 있는 신용카드 채무문제로 인한 자살행위⇒가정파괴(이혼포함)⇒실업자 증가⇒생활고 해결을 위한 범죄 급증⇒부자에 대한 증오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유영철의 이번 '엽기적인 살인행각' 역시 물질만능주의 속에서 성장해 온 한 젊은 사람의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그 세대들을 그렇게 성장하게 끔 가르쳐온 교육계의 전인교육 부재현상 및 정부의 교육정책대안 미비, 장기적인 경제침체 현상 등은 오늘의 흉악 범죄들을 양산하게 되는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엽기 살인범 유영철은 그동안 경찰에서 수사한 자료가 23일 검찰에 이관되면 앞으로 검찰에서 20일간 더 조사를 받게 된다.

만일 이 과정에서 경찰에서 밝혀내지 못한 추가 살인 행각이 밝혀질 수도 있어 유영철의 이번 엽기적 살인사건은 아직 아무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재경/사회전문 대기자 kj060909@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