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당선 소감과 국민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언론들이 지역, 이념의 갈등이 희석되었다고는 하나, 절대적으로 정동영을 지지한 호남지역의 제외한 전지역에서 이명박 후보가 수위를 달린 점에서 지역주의 탈피는 아직 요원한 과제로 남아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3%에 불과한 득표율에서 보여주듯이 이번 대선을 이념구도로 인식하기엔 근거가 박약하므로 지역구도의 도구로서 이념구도가 사용된 것이 아닌가 여겨질 정도다.

이러한 추측은 전통적 호남지역 정당으로 인식되어온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가 1%도 득표하지 못하는 것만 보아도 간판과 속내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따라서 그동안 보-혁 구도니, 부패-반부패 구도라고 떠들던 말들이 실질적으론 지역구도의 다른 표현이 아닌가 여겨진다.

10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우익의 입장에서 볼 때, 이회창씨는 경선 없이 탈당출마한데 대하여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먼저 인간이 되라”는 충고와 함께, 선거 전날까지 박근혜를 세 번씩이나 찾아가 구애하는 데서 우익분열의 장본인으로 지목되는 수모를 겪었으나, 다행히 15.1%라도 득표함으로써 선거기탁금과 선거비용의 환급을 받을 수 있게 됨으로써 쪽박은 겨우 면했다.

금번에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당내 경선에서 낙선했으나 이회창 후보측의 갖은 유혹을 뿌리치고 이명박 후보 지지 약속을 지킨 박근혜 의원과 오랜 무소속을 접고 한나라당에 입당하여 이명박 후보의 지지를 분명하게 선언하고 조력한 정몽준 의원의 선택이 옳았음이 입증되었으며, 차기 총선 및 대선에 있어서 새로운 쌍두마차 체제를 구축하여 향후에 발생할 선거 이슈를 독점할 것이라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이점에서 산업화 2세대들이 산업화 주역인 불도저 일꾼 이명박 후보의 후계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측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12월20일 뉴스에서 이명박의 정책관이 발표되었는데, 대한민국의 건국정신을 계승할 것과 대북정책에 있어서 북한의 핵포기와 인권문제를 분명하게 제기함으로써 절대 상호주의적으로 상대할 것을 선언함으로써 스스로 애국우익적 입장에 선 사람임을 분명히 하였다.

다행히 총기탈취사건 등으로 뒤숭숭했던 일도 이젠 한 풀 꺽였지만, 이번 선거에서 당연히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했던 북한 김정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예상보다 조용했다는 점도 특이하다고 볼 수 있겠다.

19일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66번째 생일이자 부인 김윤옥(金潤玉·60)씨와의 37주년 결혼기념일이다.

이 당선자 부부는 투표 후 서울 가회동 자택에서 세 딸 내외와 아들, 손자 손녀들과 함께 아침식사를 했다.

부인 김씨는 이날 아침 생일미역국 대신 뭇국을 끓였다.

“미역국을 먹으면 미끄러진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동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