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총재는 지난달 30일 이명박, 박근혜 두 대선주자 진영에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때였다.

이 전 총재 자신이 중재할 테니 두 대선주자가 1~2일쯤 한자리에 모여 “국민과 당원들에게 웃으며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이 전 시장은 연락을 받자마자 “언제 어디든 참석하겠다”고 답을 보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강재섭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양측이 만날 계획이 잡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를 거절했다.

박 전 대표가 거절한 데 대한 이 전 총재의 반응은 전해지지 않았으나,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은 “어렵게 제안했는데…”라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3자 회동’이 무산되자 이 전 시장측은 3일쯤 홍문표 의원을 이 전 총재에게 보냈다.

이어 7일 오후에도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이 전 총재 사무실을 방문했다.

이날 이 전 총재를 만나고 나오던 이 의원은 방문 이유에 대해 “경선 룰 문제로 답답해서 지혜를 빌리러 왔다”면서 “이 전 총재가 당 분열을 걱정하더라”고 전했다.

홍석준 기자ud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