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9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설 웨딩홀에서는 6.3동지회 경기남부지부장 임명식이 이재오 최고위원를 비롯해 한나라당원과 이정문 전 용인시장, 지역유지, 한나라당 시, 도의원 등 1천여 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남부지부장에는 이정문 전 용인시장(60)이 임명되었다.

이정문 전 시장은 김대중 정권시절 용인군 의장을 하다가 2002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시장이 되었지만, 곧바로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 시장으로 재임했으며,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서정문 후보에게 참패했다.

그는 그 후 야인생활을 하다가 서정문 현 용인시장이 박근혜 전대표를 지지하자, MB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6.3동지회에 합류해 이날 경기남부지부장을 맡기에 이른 것이다.

4월12일 용인지역 신문인 ‘용인인터넷신문(yiinews.com)’에 따르면, 이날 임명식에서 이정문 전 용인시장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지난번 용인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고생한 이야기를 하던 중 용인지역의 기반시설이 분당보다 부족한 이유를 해명하면서 “용인 지역은 김대중 대통령시절 정치자금의 산실이었다. 재임기간 동안 그 뒷치닥거리를 하느라 재임기간 동안 죽을 고생을 했다.”고 말했다.

이 전 용인시장은 이에 앞서 “용인지역은 각종규제가 있어 개발을 할 수 없다. 서울에서 돈많은 사람들이 많이 내려와 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은 지난 6일 인터넷 판에 최초로 실린 뒤, 12일 발간된 종이신문을 통해 대서특필됐다.

이정문 전 시장 발언을 보도한 ‘용인인터넷’은 이 전 시장 재직시절 용인지역에서 대형사업이 무더기로 추진된 사실을 적시하여 발언의 진실성에 무게를 실었다.

‘용인인터넷’은 이정문 전임시장 시절에 각종 택지개발과 아파트 건설사업이 인허가 되었으며 민간제안사업으로 하수처리장사업(4,000억원), 경전철사업(7,000억원), 기흥호수공원사업(1,600억원), MBC 문화동산사업(800억원), 도로사업(?), 용인시청사건립사업(2,000억) 등 타 지방자치 단체에서는 상상을 불허하는 대형사업이 추진되었다.

이정문씨의 발언처럼 각종 규제 때문에 개발할 수 없는 용인시에서 어떤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조달하였는지를 고해성사하는 마음으로 밝혀야 한다며 이 전 용인시장에게 양심선언을 촉구했다.

신문은 또한 (전임 예강환 용인시장 시절) 동백지구를 개발하면서 받은 개발부담금의 사용 실체와 죽전택지개발의 개발이득금, 구성지구, 청덕지구의 개발부담금, 상현지구, 보라지구, 공세지구 등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의 아파트 건설사업의 인허가 배후에 의문을 표시했다.

또한 “용인시 하수처리장 사업의 원인자 부담금이 3,60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은 용인시민들은 알고 있다.”며 예강환 시장시절 결재한 원인자 부담금이 어디로 갔기에 원인자 부담금이 1,000억원밖에 없다고 하여 삼성의 민간자본을 유치하여 하수처리장사업을 하였는지 진상을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신문은 용인지역의 교통망이나 기반시설의 부족은 전국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지역이라며, 이씨 발언은 용인시민들의 희생으로 김대중 정부시절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용인에서 조달하였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보고, 이정문씨는 용인시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이를 해결하는데 4년을 보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 신문은 사법당국에 대해서도 이정문씨 발언에서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조달하였다는 정황이 발견되면 관련자 들을 성역 없이 사법처리하여야 할 것이라며 엄정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정문 전 용인시장 발언을 접한 정가에서는 '왜 지금 이런 얘기가 나왔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인지역은 원래 역대정권에 말이 많던 지역이었다.

이정문 시장에 앞서 전임시장 세 명이 모두 개발과 관련한 온갖 스캔들로 임기를 채우지 못할 정도였다.

또한 김대중 정권 후반부터 동백지구 등 신도시 개발이 본격 추진되면서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의 신흥 E건설은 단기간에 1조원을 벌었다는 등 정치권 안팎에는 '용인신화'가 끊이지 않았고, 이에 비례해 살인적 고분양가에 항의하며 분양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는 입주주민들의 항의도 잇따랐다.

이 같은 이 전 용인시장의 발언의 배경에 대해서 정가의 한 소식통은 MB계 좌장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참석한 자리에서 DJ정권 불법정치자금 얘기가 나왔고, 이 사실이 일정기간 뒤 지역신문에 대서특필된 대목은 아무래도 최근 DJ가 노골적으로 한나라당 후보에 맞설 범여권 단일후보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등 연말대선에 노골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데 대한 MB계의 강력한 경고가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