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유력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3일 북한의 핵 실험 도발과 관련, “북한은 정권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핵을 이용하고 있지만 그것은 결국 죽음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생 대장정을 마치고 이날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 첫 출근한 손 전 지사는 “이제 우리는 북한을 살리고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해 우리가 이 땅에서 이뤄온 민주주의와 국민들의 인간적인 존엄성이 보편적인 가치로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국가지도자는 국가적인 위기, 민족의 생존이 볼모로 잡힌 상황에 대해 확고한 자세와 단호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런 위기의 국면에서 여론의 눈치를 보고 정치적 계산을 하는 사람들은 결코 국가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못 박았다.

북한 핵 문제, 3대 기본원칙 제시

손 전 지사는 이어 ▲북핵불용의 원칙, ▲사탕과 매 원칙, ▲국제공조의 원칙을 북핵 문제의 ‘3대 기본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는 “북핵불용은 북한의 핵을 어떤한 경우에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추구하고 있는 핵보유국의 지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없다. 우리는 모든 노력과 정책을 동원해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노무현 정부와 여당을 겨냥, “우리 사회는 어느덧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행동들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만약 우리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순간 우리는 북한에 조공을 바치는 신세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사탕과 매 원칙은 당근과 채찍이나 신상필벌과는 다르다”면서 “이쁜 짓을 하면 사탕을 주고 나쁜 짓을 하면 매가 간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전 지사는 “이는 북핵문제에 대한 확고한 결의와 단호한 의지, 국민의 단합된 자세가 있을 때 가능하다”면서, “현재 국면에서 북핵문제를 전쟁이냐 평화냐는 이분법으로 몰고 가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우리가 명확하게 주목해야 할 것은 동맹의 확인”이라며 “미국 따로 우리 따로 갈 수 있다든가, 국제 따로 우리 따로 갈 수 있다 또는 우리의 운명을 다른 나라에 맡길 수 없다는 식의 말은 현실과 동 떨어진 얘기”라고 비난했다.

지지도 5%, “때가 되면 바람 불고 바람 불면 열매 맺을 것”

한편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지지도가 아직 5%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에 “조급하게 생각할 것은 없고 때가 되면 바람이 불고 바람이 불면 열매를 맺을 것이라 본다.”면서 “이 정도면 감지덕지다. 아직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에 비하면 높은 지지도라고 본다.”고 밝혔다.

또 대권출마 시기에 대해 “때가 되면 갖고 있는 생각과 자세 및 의지를 모두 말할 것”이라며, “좀 더 국민에 대한 예의와 격식을 갖춰서 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또 민심 100일 대장정 때 길렀던 자신의 수염에 대해 언급하면서, “수염에 담겨있는 뜻은 결코 잊지 말자고 다짐했다”면서, “수염은 깍았지만 수염에 담겨있는 애정과 기대가 내 가슴에 진하게 남아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향후 계획과 관련, 그는 “금년 말까지는 민생 4대 불안에 대해 ‘끝장 토론’을 한다는 자세로 국민들과 토론회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6-10-23 [데일리안 박정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