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CNN>

콘돌리자 라이스, 이라크戰에서 부시대통령과 호흡 맞춘 인물.. 합리적이면서 신보수주의 성향 갖춰 - 미국의 대외국방정책 방향이 강경 기류를 형성하면서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6일(한국시간)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파월 국무장관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에 콘돌리자 라이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내정했다. 이에따라 전 세계의 시선은 미국의 추후 국방정책 기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미 국무장관으로 내정된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은 부시 대통령의 집권 1기부터 지금까지 줄곧 안보문제를 보좌해온 핵심 측근이다. 특히 라이스 보좌관은 중동문제 등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보수주의 성향을 지향해 온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은 또 중동지역 외의 국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강경한 성향을 유지하고 있어 부시정권의 제2기 출범은 시작에서부터 북한의 핵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처럼 미국의 국무장관이 교체되는 것과 관련, 우리 정부는 앞으로 미국의 신임장관이 펼쳐 나갈 북한 핵문제 방향에 대해 긍정과 부정적 상황 등 다각적인 면을 고려하면서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의 경우 평소 북한에 대한 인식이 '악의 축.. 테러가능 국가'라는 개념을 떨쳐 버리지 않고 있는데 다, 이론형 논리강조 보다는 실천을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핵'문제 해결은 대화의 기틀과 '압박형'카드 등 양면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은 부시대통령 집권이후 줄곧 대통령 측근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빈라덴 은닉)과 이라크(화학무기 생산)를 점령하는 전 과정을 보좌해온 인물임을 감안하면 북한의 핵문제 또한 초강경 자세의 기조가 가장 유력하다. 

그러나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이 평가하는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은 높은 지도력을 겸비하고 미국과의 동맹국 관계를 원활히 유지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우리 정부가 기대할 수 있는 한가닥 희망으로 남아있다.

또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의 경우 부시대통령의 몇 안 되는 측근 중 한사람이고, 그의 능력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부시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과 북핵 문제를 더 원활하게 논의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의 부시대통령이 재선되면서 대북 정책기조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지난 집권1기 시절 부시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대화와 압력을 병행해 왔고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 역시 부시대통령과 같은 대외정책기조로 호흡을 맞춰 온 만큼 이번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의 국무장관 내정은 미국의 대외정책에 큰 변화가 없음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평소 한국에 전반적 평가가 매우 긍정적이었다 하더라도 북한의 핵문제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적 입장에서 고려될 사안이기 때문에 당분간 미국의 대북정책은 강경 대처라는 기존의 입장유지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미국의 대외정책방향이 새로운 틀을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노무현대통령이 남미 순방길 중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들러 "북한이 테러단체와 연계돼 있다는 증거가 없다.. 미국의 대북 무력정책 절대 반대" 등의 발언이 불거지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두고 미 현지 한인언론들은 "노 대통령이 미국에까지 가서 북한을 대변하느냐"는 등의 비난성 보도를 서슴치 않았고, 국내 정치권 역시 노 대통령의 발언 내용을 엇갈리게 분석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에서 부시대통령이 재선되면서 북한에 대한 강경기조 유지는 이미 기정사실화 되고 있고, 부시대통령과 호흡을 맞추던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이 국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그냥 예사롭게 지나칠 수 있는 사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부시대통령의 경우 평소 노무현대통령에 대해 한미동맹국의 정상이라는 정도의 호의는 나타내면서도 실제로는 반미(反美)감정 형성의 최 중심에 서있는 대통령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이 재선 된지 10일만에 미국을 찾아가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3일 뒤인 16일 부시대통령은 라이스 전 안보보좌관을 국무장관으로 내정하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기조가 전혀 바뀌지 않을 것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이같은 대외 정책기조 변화에 따라 우리 정부도 긍정적 기대만을 앞세운 '무사안일'자세를 유지하기보다는 미국의 추의 대외정책 방향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