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틀 속에서 해결.. 국제사회에 제시해야 할 과제만 떠 안을 꼴 - 20일 밤 칠레에서 개최된 한미 양국의 정상회담 결과를 놓고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노무현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있어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본입장을 재확인 한 것과 관련, 열린우리당은 '평화적 해결 위한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라며 두 정상의 회담결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두 정상의 회담은 '원칙적 입장을 확인한 정도'로 평가하면서, 다만 노무현대통령이 어떠한 경우이든 북한 핵무기의 개발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문제를 풀어갈 것임을 밝힌 것은 매우 시기 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열린우리당은 임종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양국 정상의 신뢰 속에서 이루어진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한미동맹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는 확고한 성과를 거둔 자리였다"고 말했다.

논평에서 임 대변인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적극적.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점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당연하고 분명한 원칙을 천명한 것이며, 이는 국익과 평화를 지향하는 모든 한국민의 마음일 것"으로 결론지었다.

임 대변인은 또 미국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최우선적 과제로 삼고, 6자회담 틀 속에서 평화적.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점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핵 문제에 희망의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열린우리당 당 차원의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은 "한미 양국 정상간의 회담결과를 두고 긍정과 부정적 부분 등 양면성을 고려"했다.

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6자회담의 틀 속에서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는 노 대통령의 입장은 매우 시기 적절했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과제를 떠 안은 셈"이라고 말했다.  

전 대변인은 또 "노무현정부는 앞으로 북한과의 주도적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성과물을 제시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여기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핵무기 개발 포기' 등 갖가지 사안들로 이어질 수 있지만, LA발언의 연장선으로 미루어 볼 때 결과적으로는 노무현 정부가 더 큰 과제를 떠 맡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민주노동당은 한미 양국 정상의 회담이 진전된 해법을 내놓기보다는 '평화적 해결'이라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것에 불과했다며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경제봉쇄 전략을 유지하고, 아직도 '악의 축'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울 뿐"이라면서, "6자회담 역시 단순 '수순밟기'과정으로 치부하고 결국에는 강경책을 쓰려는 미국의 애매모호한 태도에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또 한나라당을 겨냥, "도대체 언제까지 남북대결주의 자세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을 것이냐"며 "한나라당은 부시 대통령보다도 못한 한반도에 대한 인식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노무현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의 이번 칠레 회담결과를 두고 정치권이 이처럼 제각기 다른 해석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두 정상의 회담결과를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분석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두 정상의 회담결과를 좀더 냉정한 시각으로 평가해 볼 때 예상만큼의 큰 수확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 여론의 일반적 시각이다. 

실제 한미 두 정상은 회담에서 '평화적 해결'이라는 한미 양국의 기본입장 확인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실마리를 찾는다'는 원칙적 문제해결 방법을 논하는 자리에 지나지 않았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경숙 기자 lee7358@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