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野黨 등 강력 반발, '행정 편의적 발상'.. '앞뒤가 바뀐 정책' 규탄 - 앞으로는 정부가 군사 외교 및 북한과 관련된 국가기밀에 대해 국회 자료제출을 사실상 금지하도록 조치한 것과 관련,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행정편의적'발상이라며 지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가기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응책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사실상 국민을 대신한 국회의원이 국가의 중요한 정보를 접할 수 없도록 한 것은 많은 문제점들을 동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지난 12월 군사 외교 대북관계의 국가기밀 사항에 대해 국회에 자료 제출은 물론 대면(對面)설명까지 거부할 수 있도록 "국회 및 당정 협조 업무처리 지침(협조지침)"을 개정한 사실은 국회의 감시기능을 축소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또 현행법이 이미 국가기밀 누설을 막기 위한 각종 장치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이번 지침은 설득력이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정부의 지침은 최근 '국회에서의증언및감정등에관한법률'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최근 국회의원의 국가기밀누설과 관련한 여러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국가기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대응책으로 비춰지지만, 이는 앞뒤가 뒤바뀐 정책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정부는 비밀과 비공개를 지정함에 있어 광범위한 재량권을 행사해 오고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지침을 내리는 것은 매우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발상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또한 이번 조치의 문제점은 국가기밀을 이유로 정부가 국회통제를 회피하려는 태도라고 지적하면서, 이는 기밀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유일한 수단인 '국회의 감시기능을 축소시키려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도 정부의 '국가기밀 자료 국회제출 거부' 조치와 관련, 국민의 알권리를 철저히 봉쇄한 것이며 정부 마음대로 '정보독점'을 행사하겠다는 통고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참여정부'가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정보를 독점하겠다는 발상은 한마디로 '새로운 독재'를 의미하는 것이며, 안보상의 결정이 이제는 독단과 편견에 치우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몇달전 기자협회 창립기념식에서 '진실은 국익보다 앞선다'고 강조했다면서 "노 대통령이 국민의 알권리는 어느 경우에도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혀 놓고도 지극히 폐쇄적인 정보독점을 꾀한다면 결국 그 목적지는 국민으로부터 소외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은 "참여정부의 시야에는 더 이상 국민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국민들의 알권리가 안중에도 없는 정부라면  아예 '참여'라는 계급장을 떼라"고 비난했다.

민노당 노희찬 의원은 정부가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밀자료 국회제출을 거부한 것은 "안보(安保)라는 미명하에 국익에 반하는 행위를 숨기는 도구로서의 활용에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또 정부의 기밀문서 분류 시스템은 황당하기 짝이없다면서, '(가칭)공공기관의 기밀문서 지정 및 관리,폐기에 관한 법률안'제정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국가 기밀문서' 국회제출 거부 지침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단체와 야권(野圈)은 '국민의 알권리 침해'차원 부당한 조치로 해석, 강력 반발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파문에 대한 여론의 비판적 시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