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당, 국가보안법은 '고문허가법, 명예훼손 허가법, 용공조작 장려법'  - 지난 21일 정치권의 4자대표 회동 이후 여야가 '국가보안법' 문제 등을 놓고 집중 논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3일 각 당은 서로 상대 당에 대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철우 의원에 대한 '간첩'사건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지휘하에 이뤄진 조작사건으로 밝혀진 만큼 한나라당은 공당으로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열린당은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한편 박승환 의원이 개인적으로 사과할 뜻을 밝혔지만, 다른 3명의 의원도 모두 공식사과 할 것을 촉구했다.

또 양당간의 4자 회담에서 4대개혁입법을 비롯해 민생경제입법 등 연내 처리키로 합의한 약속의 이행부분을 재차 강조했다.

더욱이 열린당은 국가보안법은 국가안보를 위한 법이 아닌 "고문허가법, 명예훼손 허가법, 용공조작 장려법"이므로 없어져야 할 법이라면서 '국보법'폐지라는 당론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책임감 없는 서민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번 겨울은 그 어느때보다 '잔인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노무현정부와 열린당은 성장보다 분배를 우선한다고 했지만, '엄동설한'속에서 물도 끊기고 전기도 끊겨 벌벌 떠는 서민들과 지하철역에서 새우잠을 자는 노숙자들에게는 '고통의 분배'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와 여당이 경제 올인을 외치지만 올인 할 돈은 이제 국민연기금 밖에 없는데, 마지막까지 '국민들의 쌈짓돈'을 털어 넣겠다는 정부와 여당의 발상은 반짝 경기로 국민들을 잠시 속여먹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어 한나라당은 서민들은 살길이 막막하다고 절규하고, 통째로 경매매물로 나온 임대아파트 앞에서 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경제는 이념이 아니고 현실임을 새삼 강조했다. 
 
두 거대 정당의 이 같은 비난 공세 속에서 민주노동당은 '가계부채 급증을 부채질하는 정부'가 투기만을 확산시킬 한국형 '뉴딜사업'을 강행하는 등 '딴짓'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선근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이날 논평을 통해 가계와 영세사업자, 민간 비영리 단체의 부채가 500조원을 돌파했다며, 이러한 빚더미 가계는 사실상 카드부양책으로 인한 ▲신용불량자 급증 ▲부동산 투기 부양책으로 인한 가계 담보대출 급증 ▲무분별한 규제완화정책이 초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또 지난 9월말 현재 한국은행에 따르면 가계와 영세 사업자, 민간 비영리단체를 포함한 개인 부문의 부채 잔액은 501조9000억원으로 이중 순수한 가계부채는 465조원 가량인데, 정부는 아직도 가계부채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정부가 가계부채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소득이 불안정하고 부채를 값을 기회가 적은 대다수의 신용불량자들이 현행 채무조정 제도에서 제외되는 문제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배드뱅크, 개인워크아웃제도 등의 제도를 보다 실효성 있게 보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이날 펼쳐진 여야 3당의 공세에서 열린당은 이철우 의원에 대한 '간첩'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과 민노당은 모처럼 합심이나 한 듯 한국형 '뉴딜정책'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