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秋夕땐 지역구 민심이 먼저.. 3선지낸 L 전의원, '아마추어'국회운영 지적 - 지난 1일부터 시작된 17대 정기국회가 논란만 거듭하다 추석연휴를 맞아 일단 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기국회 기간이 3/1이 지나도록 국회가 해놓은 일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민심은 매우 흉흉한 상태다.

이번 정기국회는 과거사 규명과 국가보안법 존폐에 이어 화폐개혁론까지 대두되면서 여야가 그동안 벌인 논쟁은 지난 16대의 국회 모습보다 더 지나치다는 지적이 팽배하다.

여야의 국회 운영이 이처럼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은  이제 '폭발일로'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석연휴를 맞은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를 찾기가 두려울 정도고, 일부 의원들은 연휴기간 동안 지역구 민심 민심살피기에 전념할 계획이다. 

특히 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바람을 이용해 국회를 장악한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국가 경제회생과 서민 가정의 안정을 위한 대책마련에 열중하기 보다 친일청산 논란 등 현실과 동떨어진 법안 개정에 목청을 높이고 있어 국민들의 불만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또 한나라당 역시 정부의 각종 정책안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론만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 들어서는 당내 지도력까지 흔들리는 분위기여서 정치권을 바라보는 여론의 눈총은 예사롭지 않다.

이에따라 여야 일부 의원들은 이번 추석을 계기로 지역구 민심을 다시 한번 다지는 다지겠다는 각오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미 돌아설 대로 돌아선 바닥 민심이 돌아설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쾌지수'의 원인으로는 각 당의 당론을 우선시 하는 여야의 대립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지만, 17대 국회 구성 자체가 '아마추어'적 국회로 구성된 데도 상당한 영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탄핵 열풍을 등에 엎고 원내 1당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나, 세대교체 바람으로 당내 물갈이를 성공한 한나라당 역시 거의 대다수가 초선의원들로 구성돼 있다.

국회의 구성이 이렇다 보니 초선의원들의 경우 극히 일부 의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신이 속한 당의 전체적 여론에 따르는 형상이다.

국민을 대표하고, 지역구를 대표해 국회에 입성한 국회의원들이 당이 정한 당론에 끌려 다니며 표결 숫자나 보태는 국회를 구성하다 보니 여야는 서로 힘의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17대 정기국회가 시작되면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은 일부 초선의원들을 위주로 자신의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들 초선의원들은 최근 펼쳐지는 여야의 논쟁을 대상으로 개인의 의견 발표는 물론 자신이 속한 상임위의 회의 결과 발표하면서도 스스로를 알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여기에다 여야는 걸핏하면 '상생의 정치', '국가경제 회생' 등을 내세우며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이 내세운 계획들은 '공허한 언쟁'으로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국민들의 지탄의 목소리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상태다.

이와 관련, 지난 16대까지 3선의원을 지낸 L 전의원은 "17대 국회는 각종 개혁안에 대해 일치된 흐름이 없으며, 그 각도 자체가 '아마추어적' 국회운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L 전의원은 또 "참여정부나 여당, 그리고 야당은 말로만 경제회생을 부르짖을 것이 아니라 오늘의 경제를 하나로 통합해 그 틀 속에서 새로운 발판을 만들어 가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정기국회처럼 국회 운영을 하게되면 지난 16대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면서, 국회는 과거사 등에 얽매인 개혁으로 소모적 논쟁을 벌일 것이 아니라 여론을 통합해 그 뿌리 속에서 국가의 원천을 집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혁철 기자 khyukc@massmedianews.com